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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한파 사라질까...” 기대감 키우는 관광ㆍ車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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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한파 사라질까...” 기대감 키우는 관광ㆍ車업계

입력
2017.10.31 17:3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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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ㆍ면세점에 호재

61%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최소 3개월 지나면 회복 전망

영업손실 고통 면세점도 화색

자동차업계 위기 탈출

반한 감정 줄어 판매량 늘 듯

가동 중단 부품업계도 기지개

전기차 배터리도 수출 청신호

한중 관계 복원으로 국내 관광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하루속히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 31일 서울 명동 거리에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로 쓰인 ‘서울 웰컴 위크 2017’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고영권 기자
한중 관계 복원으로 국내 관광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하루속히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 31일 서울 명동 거리에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로 쓰인 ‘서울 웰컴 위크 2017’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고영권 기자

31일 한국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 경제는 호재를 맞게 됐다.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은 한국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게 됐고, 지난 3분기 1.4%의 깜짝 성장을 기록한 우리 경제도 회복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간 사드 보복을 민의에 기반한 둔 조치라고 주장해온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조치를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단체관광 재개나 금한령(禁韓令ㆍ한류 규제) 해제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물꼬가 트이면 속도가 빨라질 여지는 충분하다. 한국행 단체관광의 경우 중국 정부가 여행사들의 단체비자 신청을 제약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 이미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携程)은 한국 여행상품 안내를 재개했고 롯데호텔과 상품 구성을 위한 실무협의도 시작했다. 중국 저가항공사들도 한국행 노선 운항을 재개ㆍ확대할 채비를 마쳤다.

가장 큰 기대감을 드러내는 부분이 국내 관광업계다.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상품 전면 금지조치를 시행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61.3%나 줄었다. 단체관광이 끊기며 중국전담여행사는 대부분 개점휴업상태다. 중국 단체관광객이 주요 고객이던 서울 명동 등의 호텔들도 투숙객이 30% 이상 줄었다.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이어질 경우 직간접적인 생산손실액은 연간 33조9,726억원에 달하고, 전체 취업자의 1.5%에 해당하는 4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연간 22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전망한 KDB산업은행도 손실의 58.5%가 여행ㆍ면세점 업계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의 70~80%를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했던 면세점 업계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중국의 금한령으로 인한 롯데면세점의 피해액이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상반기 60억원의 적자를 봤고,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또한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금한령이 풀린다고 해도 국내 관광ㆍ면세점업계의 어려움이 당장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공, 호텔, 식당 등을 확보하는 등 정상 영업이 재개될 때까지는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앞서 중국과 갈등을 겪었던 일본 필리핀 등의 사례를 보면 상황 종료 후 2~4개월이 지나 회복세를 보였다”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보복으로 최악의 침체에 빠졌던 자동차 업계도 안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시장 누적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2%(48만9,340대), 49.8%(21만2,677대) 급감했다. 또 현대차 중국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차의 파트너 베이징자동차(BAIC)가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거부해 생산공장이 수차례 가동중단 사태를 맞는 등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불안한 전망마저 제기됐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소비시장에서 확산됐던 반한 감정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가 이달 새로 출시한 중국 전략형 신차 ‘올 뉴 루이나’의 판매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관계 정상화 시점에 맞춰 발 빠르게 중국 시장 판매 정상화를 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정 부회장은 1일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인증ㆍ보조금 규제로 사실상 수출 길이 막혔던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중국 시장을 다시 노크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에 대해 ‘모범규준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업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음에도 이 인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목록을 발표하고 있는데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차량은 그동안 계속 배제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목록 발표 때 한국산 배터리 차량이 포함된다면 우리 업계도 중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 복원은 우리 경제 전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사드 문제의 빠른 해결은 올해 4분기 성장률에도 어느 정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인 3% 달성 가능성이 커지고, 내년에도 3%대 성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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