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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위세 ‘주석’을 넘어서다

입력
2017.10.30 17:4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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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에도 업무보고 받아

쌍두마차 지도체제 사실상 끝나

총서기 비서실장에 딩쉐샹 임명

중앙선전부장에 황쿤밍 등 내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위세가 공산당 주석직을 부활시킨 것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지도부를 측근 인사들로 채우고 2인자와의 상하관계를 공식화하는 등 집단지도체제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의 비서실장으로 당과 국무원 간 정책을 조율하는 중앙판공청 주임에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부주임을 임명했다. 또 ‘시진핑 사상’을 포함한 당의 선전ㆍ홍보 책임자인 중앙선전부장에는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부장을 내정했다. 시 주석의 대학 동기인 천시(陳希)의 중앙조직부장 승진 등 전날 단행된 인사까지 포함하면 당의 핵심요직인 중앙본부 4자리(판공청 주임ㆍ조직부장ㆍ공안부장ㆍ선전부장)와 4대 직할시 서기(베이징ㆍ상하이ㆍ톈진ㆍ충칭)가 모두 시자쥔(習家軍: 시진핑 측근세력)으로 채워졌다.

시 주석은 앞서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에 리잔수(栗戰書)ㆍ왕후닝(王滬寧)ㆍ자오러지(趙樂際) 등 측근 인사 3명을 진입시키는 등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중 최소 13명 이상을 시자쥔으로 포진시켰다. 제19차 공산당대회 직전까지 당 주석제 부활이 점쳐졌던 건 상무위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통해 절대권력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시 주석은 권력 독점에 대한 비판ㆍ견제를 의식해 당장(黨章: 당헌) 개정안에 주석직 부활을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측근들을 대거 중용하면서 사실상 1인 천하를 구축해가고 있다.

실제로 시자쥔이 과반을 점령한 중앙정치국은 지난 27일 19기 첫 전체회의에서 상무위원들을 포함한 정치국원 전원이 당 총서기에게 매년 서면으로 업무보고를 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따라 권력서열 2위이자 그나마 시 주석의 유일한 경쟁자로 꼽혀온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시 주석보다 급이 낮은 서면보고 의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전락하게 됐다.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절대권력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당 주석직을 폐지하고 ‘국가주석-총리’를 쌍두마차로 한 집단지도체제를 정착시켰지만 30여년 만에 빈 껍데기만 남게 됐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부흥을 이끌기 위해선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 주석 측도 집단지도체제를 폐기하는 데 따른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집권 2기 5년간 측근들을 활용해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각인시킨 뒤 차기 당대회에선 후계자 선정과 당 주석제 부활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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