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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200골 이동국 “오늘만큼은 건방진 컨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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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200골 이동국 “오늘만큼은 건방진 컨셉으로”

입력
2017.10.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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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K리그 개인 통산 200골을 성공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전북의 이동국이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K리그 개인 통산 200골을 성공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통산 200호 골을 넣으며 전북 현대의 5번째 우승을 이끈 이동국(37)은 득점 후 유니폼 상의를 벗은 뒤 등 번호를 팬들에게 펼쳐 보이는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 4월 ‘엘 클라시코’ 원정 경기에서 득점 후 유니폼을 벗어 펼쳐 보인 리오넬 메시(30ㆍ바르셀로나)의 세리머니를 연상케 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역시 똑 같은 세리머니로 되갚았다. 이와 관련 이동국은 “메시나 호날두를 보니까 건방져 보이던데, 오늘 컨셉은 그런 식으로 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동국과의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은.

“선수들 모두가 일단 실점을 안 한다면 기회 온다는 생각으로 경기 들어갔고 후반 들어 선취득점 할 때에는 우승에 가까워졌단 생각을 가졌다.”

-전북에서 5번 우승을 다 겪어봤다. 5번째 우승은 어땠나. 고비가 있었다면.

“매 시즌 우승을 할 때 쉬웠던 건 없었다. 고비들이 있었다. 올해에는 조기에 우승을 확정 지었지만 시즌 초반 고비 잘 넘겼기 때문에 2경기 앞두고 우승컵 들 수 있었다. K리그에서 만만한 팀은 한 팀도 없었기 때문에 우승을 하기가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중간중간 했다.”

-오늘 득점 후 세리머니의 의미는.

“일단 2009년 전북현대 선택했고 입단 하고 난 뒤에 전북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 응원 해줬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제 이름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항상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뒤에서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 있어서 힘 났던 것이 사실이다 팬들에게 감사하단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 세레머니는 일찌감치 생각했나.

“특별히 생각하진 않았는데 메시나 호날두 할 때 보니까 건방져 보이더라. 오늘 컨셉은 그런 식으로 갔다. 그 골 넣는 순간 아무런 생각 나지 않고 한국에서 첫 번째 있는 기록이기 때문에 일단 그런 모습 보여주려고 생각했다.”

-‘70골 70득점 클럽 가입’, 200득점 등 의미 있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런 면에서 주인공 됐다는 건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기록이라는 건 항상 깨질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처음으로 달성했다는 것에 대해 기쁘다. 처음부터 의식한 건 아니지만 기록에 가까워질수록 달성했음 좋겠다 생각했다. 그것 때문에 경기 한다고는 생각 안 했다. 자연적으로 따라올 거라 생각했다. 동료 선수들이 오늘 홈 경기에서 골 넣고 우승 확정 지으면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말해줘서 동료 선수들에게도 고맙고 같이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고맙다.” 

-골 넣고 정신 없던 상황에서 아들과 약속했던 '알로하' 포즈까지 취했다

“골 넣고 선수들에게 많이 맞았다. 맞다 보니 정신 차렸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보였고 아이들과 약속한 세리머니 생각나서 했다.”

-재계약 부분은 생각해봤나.

“재계약은 내년에 운동장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 한다. 항상 이번 경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한다. 확실하게 답을 드릴 순 없다. 어떤 입장 내놔야 할지 모르겠다. 내년은 아직 저한테는 먼 시간이다.”

-출전 시간 적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했다. 계기는.

“시즌 초에 부상으로 경기 못 나왔다. 올해 유독 출전시간이 적었다. 생각하던 목표치의 개인 기록이나, 골 많이 넣고 싶다는 생각 있었지만 출전시간이 많이 확보되지 못 했기 때문에 조급함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올해가 나의 마지막 시즌인가, 생각도 여러 번 들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걸 얘기하고 싶다, 참고 견뎌 내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다. 올해 유독 힘든 한 해였다. 후회 없이 보여주고 난 다음 입장을 한 번 말하겠다 생각 가지고 경기에 임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컨디션 많이 올라왔고 골도 많이 넣고 해서 팀 우승에 좀 도움이 된 거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몸만 풀다가 들어갔던, 벤치에 다시 앉았던 기억들이 올해는 좀 있어서 마음적으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었다.”

-우승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두골 다 넣으면서 많은 팬들이 이동국 계속 보고 싶어 할 것 같다. 시즌 뒤 상황에 대해서 생각 안 한다 했지만, 내년엔 월드컵 있고 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제가 오래 뛰면 한국 축구 미래 어둡다는 말을 들었다(웃음). 빨리 은퇴 해야 할까 생각도 든다. 저에게 내년은 아직 좀 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표팀도 그렇고. 제가 올해 은퇴를 할 수도 있다 생각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지금 내가 경기할 수 있는 시간 안에 최선 다 하는 게 첫 번째다. 내년 생각은 접어두고 있다. 시즌 끝난 후에 이야기할 수 있다.” 

전주=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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