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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인기 혼수품.. 모피코트 지고 안마의자 뜨고

입력
2017.10.29 1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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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보다 여가 찾는 문화 확산

10년 사이 순위 6~10위 큰 변화

로봇청소기 대신 무선청소기 찾고

이케아 등 부담 적은 가구 열푸풍에

대리석식탁 인기 시들해져

예비 신혼부부들의 혼수 품목으로 안마의자가 선호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안마의자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예비 신혼부부들의 혼수 품목으로 안마의자가 선호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안마의자 매장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1960, 70년대 혼수 품목 1위는 단연 재봉틀이었다. 집에서 옷과 이불 등을 직접 재봉질해 만드는 게 알뜰한 신부의 기본 소양으로 여겨지던 시절이다. 라디오, 석유풍로 등도 당시 혼수로 많이 준비했던 물품들이다. 컬러TV가 첫선을 보인 80년대에는 TV와 함께 반자동 세탁기, 탈수기 등이 주요 혼수 목록이었다.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 90년대엔 침대, 식탁 등 서구화한 입식 문화에 맞는 살림 도구들을 많이 찾았고, 식기건조기, 데스크톱PC도 주요 혼수 품목에 올랐다. 이처럼 혼수는 각 시대의 경제 수준과 소비 트렌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최근 10년 사이에도 예비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혼수가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에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혼수를 장만했다면, 이제는 ‘힐링’과 ‘여가’를 위한 혼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07년과 2017년 모두 인기 혼수 1~5위는 여전히 TV, 냉장고, 세탁기, 침대 등 필수 가전과 가구가 차지했다. 그러나 6~10위는 확연히 달랐다.

2007년에는 6위가 모피, 7위 대리석식탁, 8위 홈시어터였지만 올해는 6위가 안마의자, 7위 공기청정기, 8위 의류 스타일러로 조사됐다. 이는 신세계상업사박물관의 2007년 자료와 지난 8월 신세계백화점이 실시한 예비 신혼부부 설문조사를 비교한 결과다.

신세계 관계자는 “집에 있는 시간이 짧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홈시어터 등 과시용 품목 보다 퇴근 후 집에서 자신의 힐링에 집중할 수 있는 혼수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리석식탁이 인기 혼수 품목에서 빠지게 된 건 그사이 가구에 대한 개념이 바뀐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전엔 가구는 한번 사면 10~20년 써야 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이케아(IKEA) 등의 영향으로 가구도 상황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이 달라진 것. 집값의 폭등으로 신혼부부가 넓은 집을 마련하지 못하게 된 것도 대리석식탁 등의 인기가 시들해진 또 다른 이유다.

2007년 인기 혼수 9~10위였던 캡슐 커피머신, 로봇청소기가 2017년엔 리클라이너 의자와 무선청소기로 바뀐 것도 재미있다.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와 의류 스타일러 등의 급부상은 생활습관의 변화와 최신 가전 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가을 결혼 성수기를 앞두고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신세계몰의 안마의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5.2% 올랐고, 공기청정기도 87.1% 신장했다. 특히 의류 스타일러의 경우 무려 405.3% 매출이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안마의자가 포함된 헬스케어 부문 매출은 132.5% 신장했다. 반면 2000년대 대표적인 혼수품이었던 모피의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고, 홈시어터가 포함된 오디오 부문 매출도 13.0% 감소했다. 신세계몰은 30~31일 안마의자, 공기청정기, 트롬건조기 등 인기 혼수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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