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발전 부문서 4088만톤 사용
평균 수입단가 1.5배 가까이 올라
정부 탈석탄 정책에 힘 실릴 듯
석탄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상반기 국내 발전 부문 석탄 소비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 발전의 최대 장점으로 꼽혔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이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분야 탈(脫)석탄 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석탄 소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연탄 소비량은 6,083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6.4% 늘었다. 전체 소비량으로는 6,164만톤을 기록한 2015년에 이어 역대 2번째 수치이지만 발전용만 따지면 지난해 상반기보다 9% 증가한 4,088만톤을 소비하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발전용 소비량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전체 유연탄 소비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유연탄 소비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0~2013년에는 1억1,000톤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 1억2,418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제철 시멘트 등 산업 부문 소비가 줄면서 1억1,804만톤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발전 부문 소비가 크게 늘면서 전체 유연탄 소비량도 급증했다.
문제는 국제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은행(WB)이 최근 발표한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9월 기준 석탄 단가는 1톤당 평균 88.43달러로 전년 동기 67.07달러보다 32%나 올랐다. 국내 수입 석탄 평균 수입단가도 올해 들어 급등했다. 2011년 톤당 138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68.9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올해(1~6월) 107.5달러로 뛰었다.
국내 유연탄의 65% 이상이 발전용 연료로 쓰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곧 발전 단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발전원별 구매 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평균 원자력 68원, 유연탄 74원, 유류 110원, 액화천연가스(LNG) 121원 등이었다. 그러나 국제 유가와 연동된 LNG 가격이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데 비해 석탄 가격이 크게 뛰며 석탄과 LNG의 발전 연료비 격차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발전용 석탄의 열량단가도 폭등했다. 전력거래소 전력시장운영실적에 따르면 8월 발전용 석탄의 열량단가는 기가칼로리(Gcal)당 2만1,564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5,013원보다 46%나 올랐다. 열량단가는 1Gcal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을 가리킨다. 석탄 가격이 올랐는데도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량은 지난해 상반기 10만1,636GWh(기가와트시)에서 올해 상반기 11만3,142GWh로 11%나 증가했다. 2011년 대정전 이후 이전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를 대거 늘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안 화력 9호기, 삼척그린 화력 1호기 등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제 석탄 가격의 급등과 미세먼지 발생 등 사회ㆍ환경 비용을 고려하면 석탄화력발전이 예전만큼 경제적인 에너지원이라 말하긴 어렵다”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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