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3차전까지 무안타 부진 속
9회초 결승 2루타로 믿음 보답
휴스턴 구리엘 “인종차별 사과”
LA 다저스 1루수 코디 벨린저(22)는 올해 52홈런을 친 애런 저지(25ㆍ뉴욕 양키스)와 함께 ‘괴물 신인’으로 주목 받았다. 39개의 대포를 쏘아 올려 내셔널리그 한 시즌 역대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꾸준히 홈런 아치를 그렸다.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한 차례씩 손맛을 봤다.
그러나 벨린저는 휴스턴과 월드시리즈(7전4승제)에서 침묵을 지켰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삼진은 7차례나 당했다. 3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했다. 중심 타자가 힘을 못 낸 다저스는 1승2패로 시리즈를 끌려갔다.
그래도 다저스 벤치는 벨린저를 믿었다. 벨린저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트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 공, 5회초 헛스윙 삼진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벨린저는 팀이 0-1로 뒤진 7회초에 마침내 깨어났다.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 선 그는 실점 없이 호투하던 휴스턴 선발 찰리 모튼을 상대로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했다. 벨린저에게 2루타를 맞은 모튼은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후속 타자 로건 포사이드가 좌중간 안타로 벨린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4타수 만에 침묵을 깬 벨린저는 9회말에 해결사로 나섰다. 무사 1ㆍ2루에서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2-1 역전을 이끌었다. 다저스는 이후 1사 만루에서 오스틴 반스의 외야 희생플라이, 잭 피더슨의 쐐기 3점포에 힘입어 6-1까지 달아났다.
휴스턴은 9회말 알렉스 브레그먼이 다저스 마무리 켄리 젠슨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추격했지만 승부는 6-2로 끝났다. 이로써 다저스는 2승2패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벨린저는 스스로 압박감을 주지 않고 침착했다”며 “활약이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벨린저는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것을 하려고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게 나였다”면서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안도의 안숨을 쉬었다.
양팀의 5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이날은 1차전에 선발 대결을 펼쳤던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휴스턴 댈러스 카이클의 리턴 매치다.
한편 전날 3차전에서 홈런을 친 뒤 다저스의 일본인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를 겨냥해 인종차별 말과 행위를 해 큰 물의를 빚은 휴스턴의 내야수 율리에스키 구리엘은 병살타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구리엘에게 내년 시즌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구리엘의 행동은 어떤 이유나 설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다만 남은 월드시리즈에서는 뛸 수 있다. 구리엘은 구단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며 “내 행동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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