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장소로 각광… 폭행 등 사건ㆍ사고 얼룩져
장난감 총 든 사람에 “총기 난사 생각나” 폭행도
무서운 유령, 귀신 복장 등으로 분장을 한 채 이웃과 교류하는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서울 곳곳에서 열린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폭행 등 각종 사건ㆍ사고로 얼룩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9일 오전 6시 30분쯤 이태원동 노상에서 핼러윈 복장 때문에 시비가 붙은 20대 남성 A씨를 주먹으로 때린 혐의(폭행)로 한모(33)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핼러윈데이를 맞아 군복을 입고, 장난감 총(M4 카빈)을 들고 다니던 A씨에게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2일 발생) 사건이 생각난다” “위협적인 복장이다”고 따지면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조사과정에서 “장난감 총이 아니라 진짜 총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별개로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장난감 총을 ‘유사총기’로 볼 수도 있어 이달 말까지 압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간 폭행도 발생했다. 용산서는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이태원1동 버스정류장에서 외국인 남성 B씨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눈썹을 찢어지게 한 혐의(상해)로 나이지리아 출신 J(27)씨를 불구속입건했다. J씨는 이태원 소재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B씨 어깨를 부딪혔고, 불만을 터뜨리면서 B씨 얼굴과 몸 등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찬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사건 외에도 핼러윈파티 장소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이태원 유흥가를 관할하는 이태원파출소에는 27일 오후 6시부터 29일 오전 9시까지 279건의 크고 작은 사건이 접수됐다. 지난 주 같은 기간(190건)보다 1.5배 늘어난 수치. 택시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치다 붙잡히거나 휴대폰 분실 신고 등 접수된 사건 종류도 다양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 없이 파출소를 직접 찾는 사람을 고려하면 실제 접수 건수는 2배 이상일 것”이라며 “축제 기간 들뜬 분위기에서 행하는 ‘작은 일탈’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