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처 장관 지낸 김시중 별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인 과학기술처의 문민정부 첫 장관을 지낸 김시중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과총) 명예회장이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김 명예회장은 1993년 2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 취임으로 구성된 문민정부의 첫 내각에 입각해 1994년 12월 개각으로 물러날 때까지 1년 10개월간 과기처 장관을 지냈다. 토종 기술로 제작한 ‘과학로켓 2호’ 발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나로호(KSLV-I)와 한국형발사체(KSLV-Ⅱ)로 이어지는 우주개발 체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고인이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소프트웨어(SW)기술 중장기 계획과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계획,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바이오텍 2000’ 등 굵직한 계획이 수립됐다. 이 가운데 바이오텍 2000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생명공학 분야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21세기 초 우리나라 생명공학 수준을 선진 7개국에 진입시키겠다는 계획으로, 유전공학 기초생명과학 등 바이오 분야 산업화의 학문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명예회장은 장관 퇴임 후에도 과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 이사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과학기술포럼 이사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광주과학기술원 이사장, 영남대 석좌교수, 국민원로회의 위원 등을 지내며 정부에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과학기술 정책을 펴도록 조언해 왔다. 1980년 국민훈장 석류장, 1992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상 과학상, 1995년 청조근정훈장, 2006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1955년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화학과 조교로 임용된 뒤 1997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조교ㆍ전임강사ㆍ조교수ㆍ부교수ㆍ교수 등 고려대 전임교원으로 역대 최장인 ‘42년 6개월’ 동안 봉직한 기록도 갖고 있다. 고려대에 재직하면서 1957년에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1967년에는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1일 오전 6시, 장지는 충남 논산시 연산면 선영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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