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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리뷰]절실함? 재기? '더 유닛'의 모호한 기준과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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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리뷰]절실함? 재기? '더 유닛'의 모호한 기준과 대상

입력
2017.10.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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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 지난 28일 처음 방송됐다. KBS2 '더 유닛' 1회 캡처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 지난 28일 처음 방송됐다. KBS2 '더 유닛' 1회 캡처

절실함? 재기? 그냥 아이돌 서바이벌을 만들고 싶었다고 얘기하면 될 것을.

빛을 못 본 아이돌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는 그럴싸했지만 베일을 벗은 '더 유닛'의 첫 방송은 도리어 시청자들을 혼란 속에 밀어 넣었다. '더 유닛'의 참가자 기준도 합격 기준도, 시원하게 와 닿지 않았다.

지난 28일 밤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 처음 방송됐다. 프로그램 고정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이 '더 유닛'은 아이돌을 '리부트'(Reboot, 재시동하다)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비를 비롯한 선배군단은 '리부트'될 전·현직 아이돌의 절실함을 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 초반부터 '더 유닛'에 도전장을 던진 건 데뷔 3개월 차 걸그룹, 데뷔 5개월 차 보이그룹이었다. 물론 '인기'에 대한 간절함이야 있겠지만 무대 그 자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절실함을 읽기엔 까마득한 신인이었다. 두 그룹의 멤버들은 대부분이 무난하게 합격했다.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했던 에이프릴 이현주, 팀 해체를 맞은 유키스 준 등이 이어 합격했다. 하지만 그 외에 팀 자체가 제법 인지도를 얻고 멀쩡히 활동하고 있음에도 참가한 그룹이 많았다. 달샤벳은 음악방송 1위를 한 바 있는 7년 차 걸그룹이고 라붐 역시 아이유를 꺾고 '뮤직뱅크' 1위를 했던 그룹이다. 기회가 없었으니 '리부트' 받아야 한다고 하기엔 그 기준이 의문을 품게 했다. 

심지어 데뷔 경력이 있다고 보기 힘든 참가자들도 이어졌다. 나무엑터스 소속 신인 배우 이정하가 '더 유닛'에 합격했다. 아이돌이 아니라 배우인 건 차치하고라도, 출연작으로 '도전 골든벨'을 언급한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애초 '더 유닛'은 '리부트'를 콘셉트로 내밀었고, 그 얘기는 대상을 데뷔 경력자로 한정 짓는다는 얘긴데 이정하는 데뷔한 배우가 아니라 배우 지망생에 가까웠다. '도전 골든벨'에 얼굴을 비친 걸로는 그 누구도 '배우'라 칭하지 않는다. 춤, 노래는 부족했지만 이정하는 매력으로 선배 군단을 사로잡아 합격했다. 물론 매력은 중요한 요소다. 이쯤 되면 참가 기준이나 절실함의 여부는 프로그램 측이나 알 일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큐브 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 13세 이주현도 합격했다. 잠깐, 연습생이 '더 유닛'에 나오기로 했던가. 대형 엔터테인먼트 소속 13세 연습생으로부터 패기는 느꼈다만 절실함은 글쎄다. 'K팝스타'의 데자부는 느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서로 스피카 양지원이 나왔을 땐, 그의 녹즙 배달 아르바이트 현장까지 생생히 영상에 담아 내보내며 절실함을 강조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

'더 유닛' 측조차 프로그램의 방향을 놓고 갈팡질팡 하는 모양새다. 첫 방송은 '프로듀스101'이었다가, 'K팝스타'였다가, '슈퍼스타K'였다가 했다. 그냥 다른 방송사가 했듯 아이돌을 결성하는 서바이벌 오디션일 뿐 '재기'나 '리부트'는 일부 참가자에만 해당하는 단어였다. '더 유닛'의 명확한 기준과 대상이 궁금하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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