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이지만 자유주의자 분류
5기 헌재 재판관 중 반대의견 최다
‘6기 헌법재판소’를 이끌 이진성(61ㆍ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보수적이면서도 자유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헌재 사정에 정통한 원로 법조인은 “판사 출신인 이 후보자는 보수적인 측면이 있지만 5기 재판부에서 반대의견을 가장 많이 낸 재판관으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1년 이상 형기를 마치지 않은 수형자에 대한 선거권 제한이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수형자에게 선거권 행사 기회를 주면 재(再)사회화와 준법의식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내 눈길을 끌었다. 주거침입 강간상해범은 무조건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합헌 결정 때는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 비율이 높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는데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로 둔 것은 불필요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특히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보충의견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위기상황을 지휘하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그는 보충의견을 통해 “국가적 위기 순간에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지나치게 불성실했다”고 지적했다.
부산 출신인 이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77년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3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을 지내던 중 2012년 9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으로 발탁됐다.
이 후보자의 취임으로 헌재가 9인 체제로 복귀하면 그 동안 심리가 길어지거나 재판관 공석 사태로 결정을 미뤄둔 정치ㆍ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을 다수 처리할 전망이다. 가장 큰 이슈는 2012년 헌재에 접수된 종교적 신념에 따른 대체복무제 사건이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소감을 묻는 질문에 “동료(국회 부결로 낙마한 김이수 권한대행)의 희생을 딛고 제가 지명을 받게 돼 가슴이 많이 아프다”면서 “무거운 짐을 지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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