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라진 30대 거주자 추적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택에서 마약 제조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거주하던 집에 불이 난 뒤 사라진 하모(35)씨를 추적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하씨 집에서는 마약 제조에 사용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물건들이 발견됐다.
하씨가 사는 강남구 청담동 빌라에 불이 난 것은 이날 오전 2시8분쯤. 4층짜리 고급 빌라에 연기가 가득 차 주민 세 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그 중 한 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이 시작된 집 주인 하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자신 소유차량인 포르쉐를 주차장에 두고 현장에서 사라졌다. 하씨는 명함에 ‘N업체 최고경영자(CEO)’라고 기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함에 적힌 회사 주소지에 찾아갔으나 건물이 신축 중이었다.
하씨 집안에는 비커와 여과기, 사용하지 않은 30개 가량의 일회용 주사기가 든 박스, 캡슐 형태의 감기약 수십일 치 등 마약 제조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있었다. 강남소방서 관계자는 “약품을 가열하다 생긴 증기에 불이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등에 감기약 성분으로 마약을 제조하는 방법이 퍼져있어 그것을 보고 따라 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하씨와 사건 현장에 함께 있던 30대 여성 A씨는 이날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A씨는 “자고 있는데 불이나 뛰쳐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소방 당국과 함께 현장 감식을 실시했으며, 주방 바닥을 착화지점으로 보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할 계획이다.
글ㆍ사진=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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