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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끌고 추경이 밀어줬지만…소비ㆍ고용 찬바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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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끌고 추경이 밀어줬지만…소비ㆍ고용 찬바람 여전

입력
2017.10.27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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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ㆍ화학ㆍ車 등 수출 6.1% ↑

대기업 주력 상품이 성장 견인

추경 따른 정부소비도 2.3% 늘어

민간소비는 0.7% 증가 그쳐

2분기보다도 오히려 뒷걸음

청년실업률도 여전히 높아

올해 3분기(7∼9월) 한국경제가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1%대 중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3분기 성장은 수출과 재정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6.1%나 증가하며 2011년 1분기(6.4%)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7∼9월) 한국경제가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1%대 중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3분기 성장은 수출과 재정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6.1%나 증가하며 2011년 1분기(6.4%) 이후 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수출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우리 경제의 3분기 깜짝 성장 요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거꾸로 말하면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이 없었고, 정부의 일회성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지난 7~9월 경제도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란 뜻이 된다. 반면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민간소비는 되려 2분기보다 증가율이 더 낮아졌다. 여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성장’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년 만의 ‘3% 성장’

3분기 1.4% 깜짝 성장으로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은 정부 목표인 3%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6일 “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5%를 기록해도 연간 성장률은 3.0%가 가능하며, 0.5%를 넘으면 3.3%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2014년 3.3% 성장 이후 2년 연속 2.8%에 머물며 ‘저성장 고착화’ 우려를 낳은 성장률이 3년 만에 다시 3%대로 반등하게 되는 셈이다.

취임 첫해 ‘3% 성장 목표’ 달성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는 호재일 수 밖에 없다. “성장은 외면한 채, 효과가 불투명한 소득주도성장에만 치우쳐 있다”는 야권의 비판을 물리칠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 위험(리스크)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등 각종 대형 악재들을 모두 이겨낸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잖다.

대기업 수출만 ‘팡파르’

다만 3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각각 6.1%와 2.3%의 높은 증가율(전기대비)을 보인 수출과 정부소비였다. 전형적인 ‘대기업과 관(官) 주도’ 성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도 이날 반도체, 화학제품, 자동차 등의 3분기 수출이 고루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호황에 힘입은 대기업의 주력 상품 수출이 성장세에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실제로 3분기 1.4% 성장 가운데 수출의 기여도는 60%를 훌쩍 넘는 0.9%포인트에 달했다.

의료보험 급여 지출과 추경에 따른 일자리 창출 관련 경비 집행이 중심인 정부소비도 다분히 ‘일회성 요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당초 위축 우려를 샀던 건설과 설비투자는 의외의 선전을 펼쳤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분기 0.3%에서 3분기 1.5%로 껑충 뛰었다. 설비투자도 2분기 5.2%에서 3분기 0.5%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8%나 늘었다.

소비ㆍ고용엔 ‘먹구름’

반면 내수를 대표하는 민간소비는 3분기 0.7% 증가에 그쳐, 오히려 2분기(1.0%)보다도 뒷걸음질쳤다. 2015년까지 매 분기 평균 1%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던 민간소비는 작년부터 0%대 성장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로 볼 때 민간소비는 올해 1분기 2.0%, 2분기 2.3%, 3분기 2.4%로 완만하나마 회복되는 추세”라고 강조했지만 수출이나 정부소비, 건설투자 등 다른 주요 항목의 전년대비 증가율과 비교하면 수위가 크게 낮은 게 사실이다.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 사정 역시 좋지 않다. 3분기 서비스업이 1년 전보다 2.2% 성장했음에도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및 음식ㆍ숙박업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지난 8월 20만명대로 떨어졌던 취업자수 증가가 9월 31만여명으로 회복되긴 했지만 여전히 청년실업률이 높은데다, 고령층과 단기 일자리 중심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장치산업인 반도체 위주로 성장률이 높아져 고용증가까지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의 깜짝 성적표와 별개로 일반 국민의 성장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성장률 수치 보다는 소비와 고용 등 국민이 체감하는 지표를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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