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긴장감 넘치던 경기는 예상 외의 장면에서 점수가 나왔다. 믿었던 주전 포수 양의지(30·두산)의 치명적 실책이 빌미가 된 실점에 두산은 망연자실했다.
KIA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7전4승제) 2차전에서 0-1로 졌다. 두산 선발 장원준과 KIA 선발 양현종이 명품 투수전을 펼치면서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단 한 번의 판단착오가 눈물로 돌아왔다. 0-0으로 맞선 8회말 1사 1,3루 KIA의 공격 상황이 시발점이었다. 두산 투수 김강률은 KIA 나지완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허경민이 타구를 잡아내면서 두산은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두산이 흔들렸다. 3루수 허경민은 홈으로 송구했고, 3루주자 김주찬은 런다운에 걸렸다. 양의지와 허경민은 공을 주고 받으면서 김주찬을 몰고 갔다. 이때 양의지는 김주찬이 홈 플레이트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3루로 공을 송구했다. 3루 커버를 들어온 유격수 김재호는 3루를 노리던 1루 주자 최형우를 태그해 아웃시켰다. 하지만 그 사이 3루 주자 김주찬은 홈에 거의 다다른 상태였다.
김재호는 다급하게 홈으로 공을 뿌렸지만, 양의지의 홈 커버가 늦었다. 결국 포구를 하지도 못한 채 공은 뒤로 빠졌고, 김주찬은 홈 플레이트를 통과했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내준 실점은 결국 이날의 결승점이 됐다.
양의지는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경기 중 허리 통증으로 경기 중 교체됐고 이후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전날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수비가 가능한 몸상태라는 판단을 해 모처럼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다.
아쉬운 판단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양의지는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운명은 잔인했다. 이날 두산이 0-1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양의지가 타석에 섰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양의지는 상대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8개의 파울을 쳐내는 등 11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의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된 양의지는 경기를 마친 뒤에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
광주=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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