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층 추진방안 합의점 못 찾자
추진위, 주민 과반 동의로 확정
최고 49층 재건축을 추진해 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결국 서울시의 층수제한 방침에 따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낮추기로 했다.
26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49층과 35층 가운데 최고 층수 선택 주민 동의서를 받은 결과, 35층 안이 과반의 동의를 얻어 최종 확정됐다. 아파트 소유자 4,083명 중 3,662명이 의견을 냈는데, 71%(2,601명)가 “35층으로 낮춰서라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5,905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게 된다. 사업성을 위해 목표 가구수를 당초 49층 안(6,054 가구)과 최대한 가깝게 했다.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현재 최고 14층, 4,424가구로 이뤄져 있다.
은마아파트는 2003년 추진위가 설립된 이후 줄곧 49층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서울시와 추진위는 2015년부터 5차례에 걸쳐 최고 층수 조정을 위한 협의를 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는 광역중심지에 위치해 최고 50층 재건축안이 통과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달리 일반 주거지에 있는 은마아파트는 ‘서울플랜 2030’에 따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고개를 숙인 추진위는 다음 달 중 서울시에 35층 최고층을 골자로 한 정비계획안을 다시 제출할 방침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올해 정비구역지정,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4년째 지지부진한 재건축 사업에 지친 주민들이 사업진행 속도를 택했지만 내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으려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재건축은 기본계획 수립→정비구역지정→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이주ㆍ철거→분양ㆍ착공→준공 및 입주 순으로 이뤄진다.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49층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담금만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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