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연기 호평
남우주연상에는 배우 설경구
76세 배우 나문희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국내외에서 고희를 훌쩍 넘긴 배우가 주연상을 받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26일 올해 영평상 여우주연상을 나문희에게 시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용기 있는 증언을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 내 크게 호평받았다. 앞서 2005년 ‘주먹이 운다’로 대종상 영화제 여우조연상을, 2007년 ‘열혈남아’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 시상식에서 조연상은 여러 번 받았지만, 주연상을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조단역에 한정되기 마련인 원로 배우의 한계를 뛰어넘은 나문희의 활약이 충무로에 귀감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노년 배우가 주연상을 받기는 2010년 영화 ‘시’에 출연한 윤정희(당시 66세)의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수상 이후 처음이다.
영평상 남우주연상에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열혈 팬덤을 양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설경구가 호명됐다. 25일 열린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설경구는 하루 만에 영평상 트로피를 추가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은 ‘남한산성’이 차지했다.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감독상(황동혁)과 촬영상(김지용), 음악상(사카모토 류이치)까지 휩쓰며 후보작 중 최다인 4관왕에 올랐다.
남녀조연상에는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기록한 ‘택시운전사’의 유해진과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전혜진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배우 서강준과 이선빈의 사회로 다음달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김표향 기자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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