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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 도축장 20년 만에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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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 도축장 20년 만에 문 닫는다

입력
2017.10.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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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급감ㆍ축산폐수 문제

해소 위해 내년에 폐쇄하기로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있는 백령도축장. 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있는 백령도축장. 옹진군 제공

서해 최북단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있는 도축장이 20년 만에 문을 닫는다.

인천 옹진군은 백령도축장을 내년부터 닫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축사에서 방류하는 축산폐수로 인한 농경지 등 환경 오염, 악취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백령도에서 가축을 기르는 농가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낡고 오래된 도축장을 개ㆍ보수할 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점도 감안했다.

백령도축장이 문을 연 1998년 당시에는 560여 농가에서 6,200여두의 가축을 길렀다. 그러나 현재는 20여농가가 소 125마리, 돼지 700마리, 흑염소 200마리 등 1,000여두를 사육하고 있다. 연간 도축량도 현재 8농가 1,500여두 수준으로 도축장 개장 당시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도축된 물량의 85%가 군 부대 납품용이라 도축장이 문을 닫더라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옹진군은 전망했다. 백령도 내에 유통되는 물량은 전체의 15% 수준이며 주민들이 소비하는 축산물은 대부분 뭍에서 반입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일부 농가가 이용하는 도축장에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있다”라며 “농가들의 무분별한 무허가 축사 건축도 문제”라고 말했다.

옹진군은 가축방역비, 사료운반비 등 도축장 운영과 시설 유지를 위해 한해 2억6,000만원을 쓰고 있다. 축산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과 악취 등 민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작년 한해에만 농가 4곳이 고발돼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농가들은 여전히 불법 운영 중이다. 도축 폐기물과 폐수 등을 제대로 처리하고 부족한 도축설비를 갖추기 위한 시설 현대화에는 3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3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축산농가 쪽에 도축장 운영 중단을 안내했으나 별다른 이의는 없었다”라며 “합법적인 농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육지에 있는 도축장까지 운송하는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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