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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요자 중심 R&D 기술사업화로 일자리 창출

입력
2017.10.26 14: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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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포드사는 대량생산 기법을 도입하고 T형 자동차를 양산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포드가 문을 연 대량생산시스템은 세계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20세기 제조업계를 비롯해 경제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일순간 바꿔 놓았다.

이처럼 과거 대량생산시대에는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의 수요는 저절로 창출되기도 했다. 마케팅 전략도 공급자 입장의 상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프로모션(Promotion) 등 ‘4P’가 전부였으며 소비자는 배제되거나 대상화됐다.

하지만 다양한 제품이 출시로 고객의 기호가 쉴 새 없이 바뀌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제품에 대한 온갖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마케팅 방법만 고집하는 것은 기업의 존속을 보장하지 못한다.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특정 분야의 R&D가 다 끝난 뒤에야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개발, 체계적인 사업화 전략이 요구되는 바이오ㆍ나노와 같은 산업분야는 이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R&D 단계부터 기술을 사용할 고객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치열하게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은 시장 성장가능성과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큰 바이오ㆍ나노 분야의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한 표준모델 정립에 나섰다. R&D 시작단계부터 기술사업화 정보 및 전략을 제공하고, R&D 종료 후에는 후속투자를 연계하는 등 연구자와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은 연구자를 잘 아는 대학, 연구소의 기술사업화 지원조직과 민간 기술사업화 주체를 연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 새로운 기술사업화 지원체계는 기존에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급자 위주의 사업화 과정을, 근본적으로 고객이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수요자 중심으로의 방향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현장과 시장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궁극적으로는 과학기술 기반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우리나라 정부 R&D 예산은 2015년 18조 9,000억원에서 2017년 19조 5,000억원으로 느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정부 R&D를 통해 창출된 특허 등 다양한 연구성과들은 기업에 이전돼 산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2015년 기준 공공기술의 기업 이전 건수는 1만 건을 돌파했다. 공공기관의 기술료 수입도 2,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R&D 성과물의 활용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에 이전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과학기술기반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4차 산업혁명의 전환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는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의 문을 두드리는 과학기술인과 기업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조용범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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