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징역 7년 선고
흉기 위협 금품 빼앗기도
지적장애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돈까지 갈취한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제갈창)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강간)과 특수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알고 지내던 여성 B(지적장애 2급)씨를 제주시 내 모텔 등지로 데려가 네 차례 성폭행했다.
A씨는 또 지난해 11월에는 교제 중이던 여성 C(지적장애 2급)씨를 협박해 체크카드를 만들게 한 뒤 수개월 간 13회에 걸쳐 500만원을 인출해 갈취하고, 올해까지 4월까지 여러 명의 지적장애 여성들을 흉기 등으로 위협해 현금을 빼앗기도 했다.
A씨는 피해자들이 범행 후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윽박지르거나 음식을 사주며 달랬고, 자신과 통화한 기록 등을 삭제하기도 했다.
A씨측 변호인은 재판과정에서 “A씨의 지능지수가 61에 불과해 사실상 지적장애 3급에 해당하는 장애인으로 각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삼아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돈이 필요할 때마다 자신이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인 중 1명씩을 불러내 공갈 또는 특수공갈의 범행을 한 점에 비춰 보면 범행이 단순한 충동으로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범행이 계획적이고,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상당히 주의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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