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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춘향골 사랑1번지 남원의 옻과 목기산업 이야기

입력
2017.10.26 12:5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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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공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옻칠이 휴대폰 악세서리, 자동차 내장재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지금은 가정에서 별로 사용하지 않는 목기 소반이나 반상의 은은한 색을 내는 정도로 인식되는 옻칠은 사실 향균, 방습, 방충 등의 효능과 고강도, 고내열성, 절연성, 방수성 등 높은 내구성으로 ‘천년의 빛을 내는 물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이같이 사라져가는 우수한 전통공예기법을 첨단 제품에 활용하여 지속 발전을 하기 위한 노력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옻 정제 기술의 개발과 알레르기 유발 저감, 다양한 음료ㆍ화장품 개발 등에 힘입어 옻칠을 활용한 제품군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런 관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춘향골 사랑 1번지로 알려진 전북 남원은 사실 옻과 목기의 본고장이다. 예로부터 지리산권역의 풍부한 목재 자원을 활용해 제기류, 식상류 같은 목공예품 제조산업이 번성했고, 전성기 때는 전국의 생산량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개장된 전통한옥 호텔인 남원예촌은 남원의 옻칠 산업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최기영 대목장이 총지휘하고 각 분야의 장인들이 순수 고건축 방식으로 시공한 명품 한옥 단지로 기둥과 내외부 모든 목재를 옻칠로 마감했다. 옻칠은 그 동안 팔만대장경 등 문화재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했던 마감 기법이다. 예촌은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남원의 옻칠 비법을 적용한 것이다.

옻칠과 목기산업의 계승 발전에는 관련 분야의 장인과 신진작가들의 교류의 장이라 할 수 있는 전국 옻칠 목공예대전의 역할이 크다. 남원시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전국 옻칠 목공예대전은 1995년부터 목기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살리고, 옻칠 목공예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우수 목공예품을 선정ㆍ시상하고 있으며 수상작을 ‘남원시옻칠공예관’에서 상설 전시함으로써 옻칠 목공예에 대한 인식확대와 다양한 참여를 꾀하고 있다.

지역 공예가들과 함께 하는 지역공예마을 육성사업은 남원을 대표할 수 있는 옻칠 목공예의 지역 특화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소비자가 신뢰하고 구입하고 싶은 상품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옻칠이 전자파를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차단한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옻칠 휴대폰 케이스가 상품화되기도 했으며, 수분과 습도에 강한 특성을 활용해 해저 광케이블의 마감재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국내 자동차 업체와의 협업으로 옻칠을 한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해 전시회를 갖는 등 옻칠의 기능성을 활용한 융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공예ㆍ전통문화산업의 계승발전은 결국 현대화, 첨단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융성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남원시는 민ㆍ관ㆍ학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라져가던 옻칠 목공예가 옻칠 생활용품과 첨단산업을 통해 21세기에 더욱 꽃피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옻칠 산업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이환주 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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