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해법 중시되도록 행정부 설득해 달라”
최근 도움 요청… “백악관에 좌절감도 느껴”
내달 트럼프 아시아 순방 앞두고 주목 움직임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를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를 대북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까지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되고 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이기도 한 윤 대표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사망)의 송환 문제를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협의했던 이른바 ‘뉴욕채널’의 한 축이다.
이날 NBC방송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윤 대표가 미 의회 관계자들에게 북미 대화의 실패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격한 말의 공방보다는 외교적 해법이 중시되도록 행정부를 설득해 달라’는 취지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와 직접 대화를 나누었다는 한 보좌관은 특히 NBC에 “윤 대표가 어떤 종류의 대화라도 재개해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는데, 여기엔 틸러슨 장관을 (북한에) 보내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NBC는 또, 윤 대표가 최근 북미 간 대화의 실마리 자체가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서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는 전언들도 소개했다. 그가 의회 보좌관이나 정부 관계자들에게 “백악관이 외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토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윤 대표의 외교적 노력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그는 외교적 상황의 시급함이 백악관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NBC 측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저스틴 히긴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대변인은 NBC에 “익명의 취재원을 근거로 한 주장에는 따로 할 말이 없다”며 “윤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토 웜비어 송환 지시에 따라 북한을 다녀온 것을 포함,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는 것 정도만 말할 수 있다”고만 밝혔다. 백악관도 별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해당 보도가 만약 사실일 경우, 윤 대표의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내달 초 아시아 순방을 앞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NBC는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공격에 맞서 대화를 피하는 바람에 북미 간 외교적 노력이 위험에 빠졌다는 게 미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의 진단”이라며 “외교 결핍은 군사 행동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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