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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 없는 후배 사랑...'한국 골프 맏형' 최경주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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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 없는 후배 사랑...'한국 골프 맏형' 최경주의 품격

입력
2017.10.2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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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최경주(47ㆍSK텔레콤)는 완도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당시 완도에는 제대로 된 골프장이 없었다. 따라서 18홀을 돌려면 광주까지 3시간을 가서 쳐야 했다. 한 번 가기도 어렵기 때문에 그는 골프장에 도착해선 남들 보다 2배로 연습했다.

역도를 하다 고등학생 때 뒤늦게 골프채를 잡게 된 그는 최대한 돈을 들이지 않고 골프 연습을 하려 애썼다. 인근 산에서 골프 공을 주워 빨래비누와 수세미로 닦아 그걸로 연습했다. 생활비가 부족할 때는 공 10개에 1만 원씩 매겨 남들에게 팔기도 했다.

그런 최경주는 후배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특히 과거의 자신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을 일일이 챙긴다.

그는 26일부터 나흘간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 별우ㆍ달우 코스(파72)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5,000만 원ㆍ우승상금 1억5,000만 원)을 연다.

한국프로골프협회에 따르면 그는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전원의 참가비를 대납했다. 투어 대회 참가비는 1인당 11만 원이다. 초청 선수는 20만 원을 내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114명이 출전한다. 최경주가 대신 낸 돈은 어림잡아도 1,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지난 8월 카이도시리즈 동아회원권그룹 다이내믹부산 오픈에서 만난 투어 하위권의 한 선수는 “연간 경비만 7,000만 원이 든다”며 “성적을 내지 못하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선수를 계속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 그의 어머니 역시 “컷 탈락했으니 바로 서울로 가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경주는 후배들의 경비 절감을 위해 신경 쓴 셈이다.

그는 아울러 선수들이 대회 출전에 앞서 연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는 골프장 27홀 중 대회 때 사용하지 않는 9홀에 연습장을 임시로 설치했다.

연습용 공도 후하게 제공했다. 대개 선수들이 쓸 수 있는 연습용 공은 1인당 하루 30~50개 정도로 제한된다. 연습용 공이 총 3,000개 가량 투입되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연습장에 연습용 공을 8,000개나 공급했다. 공을 수거하는 인건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최 비용도 다른 대회보다 더 많이 들게 되지만, 최경주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같은 맥락으로 프로암도 열지 않았다. 모두 선수들에게 더 많은 연습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25일 전화 통화에서 “최경주는 지난 2011년 아시아 지역의 골프 발전과 후배 양성을 위해 직접 호스트로 나서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를 열었다. 그 때부터 이어진 대회가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다. 지금은 KPGA 코리안 투어 대회이지만, 당시엔 KPGA 코리안 투어와 원아시아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해외 선수들과 대결하는 게 후배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최경주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는 시즌 2승째를 노리는 최진호(33ㆍ현대제철)가 꼽힌다. 그는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대상과 상금왕에 도전한다. 현재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4,606점)와 상금 3위(4억7,109만6,254원)에 올라 있다. 작년 대회 우승자 주흥철(36ㆍ동아회원권)은 타이틀 방어를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강성훈(30)과 입대를 앞둔 노승열(26ㆍ나이키골프)도 샷 경쟁을 펼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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