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처음으로 양측 해군의 합동훈련을 추진한다. 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베트남 등 일부 국가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번 훈련이 성사될 경우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중국ㆍ아세안 합동 해상훈련을 비롯한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응 장관은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 내년을 기해 합동훈련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합동훈련을 하면 최소한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라오스에 개최된 아세안과의 비공식 국방장관 회의에서도 합동훈련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훈련 제안은 무산됐다. 재추진되는 이번 훈련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남중국해 또는 인근 해상에서 전투 훈련이 아닌 항해 안전 확보와 수색ㆍ구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면 내년에 첫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칼라일 세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명예교수는 “합동훈련은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은 적이 아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을 뜻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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