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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가을전어 준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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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가을전어 준비한 이유는?

입력
2017.10.24 22: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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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초청 '노동계 만찬'에서 제공된 추어탕과 가을전어 무침. 청와대는 '전태일 열사 이후 노동계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는 청계천에서 80년 넘은 역사를 가진 음식점인 '용금옥'에서 조리한 추어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초청 '노동계 만찬'에서 제공된 추어탕과 가을전어 무침. 청와대는 '전태일 열사 이후 노동계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는 청계천에서 80년 넘은 역사를 가진 음식점인 '용금옥'에서 조리한 추어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은 24일 만찬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거부하는 양대 노총에 대화 복귀를 바란다는 의미로 ‘가을전어’를 메뉴로 올렸고, 김 위원장은 ‘노동계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뜻의 ‘노발대발’이라는 건배사로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날 만찬회동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반쪽’이 됐지만 분위기만큼은 화기애애 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이 먼저 만찬 모두발언에서 환영의 뜻을 전하며 분위기를 띄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이 만남이 많이 기다려 졌다. 조금 설레기도 했고, 한편으론 노동계와의 만남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아 조금 초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청와대는 한국노총 지도부와의 환담 장소도 해외 정상급 만남에 사용하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로 정하며 노동계를 각별히 예우했다. 만찬 전 본관 라운지에서 가진 ‘스탠딩 티타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외국 정상에 선물하기 위해 제작 중인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홍차를 처음 선보였다.

청와대가 준비한 만찬 메뉴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만찬 테이블에는 가을 보양식이자 노동계의 상징적 음식인 추어탕이 올랐는데, 청와대가 청계천 노동자들이 즐겨 찾는 서울 무교동 식당 ‘용금옥’에서 직접 공수한 것이다. 아울러 전태일 열사가 즐겼다는 콩나물밥,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도 제공됐다. 가을전어의 의미심장한 뜻을 고려하면,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거부하는 양대노총에 에둘러 대화 재개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읽힌다.

김주영 위원장은 청와대의 메시지에 재치 있는 건배사로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대통령께서 노동자들을 국정의 파트너로 이렇게 말씀해주시는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건배사를 하라고 제안을 해 주셨는데 노발대발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며 “한편으로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재기있는 말에 문 대통령은 웃으며 건배사를 따라 외쳤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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