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미루고 국제수묵비엔날레 방문
느슨한 전남경찰청 국감
서울행 맞춰‘부랴부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국회의원들이 당초 예정에도 없는 전남 국제 수묵프레비엔날레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감사일정이 늦어지는 등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4일 전남 목포시와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감사 2반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전남도청 국정감사를 마치고 인근인 전남경찰청에서 오후 2시부터 국정감사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전 국감을 시작할 무렵 오후 일정이 갑자기 변경됐다. 위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지난 13일부터‘수묵의 여명-빛은 동방으로부터’를 주제로, 한국과 중국ㆍ일본 등 9개국 유명작가 200여명이 참가한 2017 전남 국제 수묵 프레비엔날레 전시회가 열리는 목포문화예술회관 방문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갑작스런 위원 10명의 방문 소식에 전남도청과 목포시청 문화예술 담당 공무원들은 국회의원 맞이하기에 분주했다. 당초 2시부터 시작할 국감도 3시30분으로 지연되면서 전남경찰청 국감감사장도 차질을 빚었다.
뒤늦은 오후 3시20분쯤 전남경찰청 국감이 시작하면서 감사반장인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후 6시 서울행 KTX 시간이 약속되어 있으니 업무보고 간략히 해주고, 위원들의 질의도 해(알아서) 주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실제로 10명의 의원들은 전남도서지역 치안부재와 대책마련 등 40여 개의 질의가 쇄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으로 줄었다. 급기야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질의 시간이 충분치 않아 다 말을 드리지 못했다”면서 “도서지역 1인 여성근무 관리실태 파악 등 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감사반장인 진 의원은 “행안위 소속 위원들이 국감을 현장속에서 하자는 제안도 있어 프레비엔날레 전시회를 찾았다”며“내년 국제행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전남경찰청 국감은 90분만에 끝났고, 위원들은 전남도청이 제공한 버스로 목포역으로 출발했다. 한 경찰관은“그동안 피감기관이 감사 준비에 엄청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긴장을 했다”며“국민대표로 온 국회의원들의 이번 국감은 형식적인 절차였다”고 지적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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