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알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어제 폐막했다. 이번 당대회의 화두는 두 가지다. ‘시진핑 1인 절대권력 구축’과 ‘강한 중국 건설’이다. 이날 폐막식에서 시 주석의 통치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당장(黨章ㆍ당헌)에 삽입됐다. 지금까지 당장에 지도이념이 명기된 것은 마르크스ㆍ레닌, 마오쩌둥, 덩샤오핑 뿐이다. 시 주석이 장쩌민이나 후진타오를 능가하는 절대 권력자의 위치를 굳혔다는 의미다. 더욱이 당대회에서 시 주석 이후의 후계구도가 뚜렷이 부각되지 않아 시진핑 시대가 앞으로 10년 이상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진핑 1인 권력체제는 ‘강한 중국’으로 현실화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타국의 이익을 희생해 발전하지는 않겠지만, 동시에 우리의 정당한 권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이 1기 집권 때 ‘신형대국관계’의 근간으로 제시했던 ‘핵심이익’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일본과의 영토분쟁, 대만ㆍ홍콩 독립 갈등 등 현안에서 미국과의 패권 다툼이 더욱 첨예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한반도 정책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당장은 북한 정권의 안정적 관리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동참이라는 두 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북미관계, 미중관계의 전개 여하에 따라 북핵 문제도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다음달부터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북핵 압박’을 순방의 기조로 밝힌 바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그제 중국에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한국 일본에는 “공조 강화”를 강조했다. 한국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공조를 재확인, 중국의 대북 독자제재 압박 수단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는 백악관 논평도 우선 대북제재 강화를 위한 중국 압박에 전념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에 이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재집권, 시진핑의 절대권력 구축으로 한반도 주변은 가히 철권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할 조짐이다. 옛 소련의 영화를 꿈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내년 6년 임기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는 이들 철권들과 임기를 끝까지 같이 해야 한다. 시 주석의 2기 출범을 앞으로 험난해질 안보환경에서 우리 의지를 벼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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