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 그리스서 채화
한국인 첫 주자 박지성에 인도
1주일간 그리스 전역 순회 뒤
내달 1일 인천공항 도착
7500명 봉송 주자가 2018㎞
101일간 국내 대장정 돌입
내년 2월 강원 평창을 뜨겁게 밝힐 동계올림픽 성화가 마침내 불꽃을 피웠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 평창올림픽 성화는 24일 오후 6시(한국시간)고대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됐다. 행사는 올림픽 찬가와 함께 오륜기 게양을 시작으로 약 50분간 진행됐다. 오륜기에 이어 태극기와 그리스 국기가 게양됐고, 그리스 배우인 야니스 스탄코글루가 타키스 도사스의 시(詩) '올림피아의 빛'을 낭송했다. 이어 에프티미오스 코트자스 올림피아 시장,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의 연설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사장들이 헤라 신전에 입장한 가운데 대제사장 역할을 맡은 그리스 여배우 카테리나 레후가 지난 22일 사전 채화된 '예비 불씨'를 성화봉에 붙였다. 본래 헤라신전에서 오목거울을 이용해 태양빛으로 불꽃을 피워야 하지만, 현지 날씨가 흐려 미리 준비한 불씨를 이용했다.
채화식에는 정부를 대표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송석두 강원도 행정부지사, 평창조직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체육계에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필두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이경 싱가포르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 등이 함께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성화인수단은 김용래 서울시장이 단장을 맡아 그리스에 왔었다.
채화된 성화의 첫 봉송 주자는 관례에 따라 그리스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아포스톨로스 앙겔리스가 맡았다. 앙겔리스는 성화를 들고 헤라 신전을 빠져 나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기념비까지 이동한 뒤 한국인 첫 봉송 주자인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박지성에게 넘겼다. 평창 성화는 일주일 동안 505명의 주자가 참여해 그리스 전역 36개 도시 2,129km를 달린 후 31일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평창 대표단에 전달된 뒤, 평창올림픽 개막 G-100일인 11월 1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올림픽 성화가 국내에 들어오는 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성화는 101일간 총 2,018km를 7,500명의 봉송 주자와 함께 전국을 누빈 뒤 내년 2월 9일 개회식장 성화대에 점화돼 17일 동안 불을 밝힐 예정이다.
대장정의 첫 출발은 1일 오후 1시 인천대교 톨게이트에서 시작된다. 인천대교를 출발한 성화는 약 20km 구간을 달린 뒤 오후 6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 도착하게 된다. 첫날 인천 성화봉송 참여 인원은 성화 주자 101명, 부주자 200명, 서포터즈 2,018명 등 약 2,500명이다. 출발 첫날 인천대교는 2009년 10월 개통 이후 처음으로 송도 방향 전 차로가 통제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송도 방향 차로가 통제되기 때문에 영종도를 빠져나가려는 차량은 영종대교로 우회 운행해야 한다. 이날 오후 7시 30분까지는 달빛축제공원에서 약 3,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축하행사와 불꽃 쇼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인천의 성화봉송 테마는 '경제'로 정해진 만큼, 인천시는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견인한 인천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성화는 11월 1일 오후 7시 30분 송도를 떠나 다음 장소인 제주로 이동하게 된다. 2일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다가 내년 1월 10일 다시 인천에 도착해 12일까지 인천 전역에 걸쳐 138km 구간을 돌고 다음 도시인 서울로 이동하게 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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