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병원 “병원 내 감염 아니다”
최시원 측 “개 녹농균 없다” 소견서
가수 겸 배우 최시원씨의 가족 반려견인 프렌치불독에 물린 뒤 패혈증으로 사망한 유명 음식점 한일관 대표 김모씨에게서 ‘녹농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염 원인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녹농균은 병원 내 감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이기 때문이다. 해당 병원은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섰고, 최씨 측도 개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를 치료했던 병원 측은 24일 “개에 물렸을 당시 응급실에서 소독과 항생제 처방을 받고 바로 귀가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녹농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씨 가족 또한 동물병원에서 개를 자체 검사해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서와 진료기록을 이날 반려견 관련 행정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가족은 올해 8월 초 이 개에게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혔다고 한다.
때문에 녹농균 감염 경로는 미궁이고, 여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녹농균은 토양, 물, 피부 등에서 널리 분포하고 있는 세균으로 인체에 침투하면 녹색 고름(농)이 생기기 때문에 녹농균이라 불린다.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녹농균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병원 내 감염이 많다. 김 대표가 감염된 녹농균이 다제내성균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근화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미생물학교실)는 “녹농균은 산소가 없어도 자랄 수 있어 개 입안에 있을 수 있고, 개에 물린 후 상처가 난 곳에 주변에 있던 녹농균이 들어와 감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녹농균은 패혈증을 일으키는 원인 세균이므로 녹농균에 감염돼 염증반응이 일어나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녹농균은 병원 내 싱크대, 욕조, 벽, 화장실에 비치된 비누 등에서 쉽게 발견되는 세균”이라며 “병원 내 감염이 의심스럽다면 우선 개의 구강에서 세균을 채취해 녹농균이 있었는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의 구강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면 병원 감염을 의심할 수 있지만 김 대표의 자택 등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대표 유족은 최씨 가족이나 병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제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감염 경로는 끝내 확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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