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항소심에서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위증 혐의를 반박했다. 조 전 장관 측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으며, 선서하지 않았기에 법리적으로도 무죄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24일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항소심 공판에선 1심 판결에 대해 조 전 장관 등 피고인들이 항소 이유를 밝혔다.
1심에서 조 전 장관은 국회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았는데도 몰랐다고 답변한 위증 혐의만 유죄가 인정됐고, 블랙리스트를 작성ㆍ실행했다는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에선 위증 혐의에 대한 반박에 집중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원심은 일반적인 의미의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데도 허위 진술한 것으로 보고 위증 여부를 판단했다"며 "하지만 이는 조 전 장관의 인식에 부합하는 답변이라 위증이 아니라"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의 답변 취지는 블랙리스트 명단이 없다고 답변한 게 아니다"라며 "블랙리스트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이해한 채 보고받아 국회에서 답변한 것이기에 인식과 반대되는 증언을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 측은 201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9473명의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내용의 언론사 보도와 관련해선 "인사청문회 준비 당시 보고받은 것과 다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당시 의원들의 질문 취지는 '이렇게 많은 인원에 대한 지원배제가 과연 존재하느냐'였다"며 "당시 문체부 직원들의 반응과 인식도 9000명이 넘는 건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많은 숫자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9473명은 청와대에서 하달된 리스트도 아니고 숫자도 많아서 실무에서 활용이 불가능하다"며 "보도 당일 문체부가 바로 확인해보니 이 중 100명이 넘는 사람이 지원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선서를 하지 않았기에 법리적으로도 위증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변호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실대로 밝히겠다는 내용의) 선서가 없이 하는 증언은 위증죄로 처벌하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국감 당시 속기록을 보면 위원장은 '증언 효력이 지금까지 유지돼 별도로 선서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대한체육회장은 처음 출석해 그 사람만 선서하겠다'고 했다"며 "조 전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선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짧은 부임기간으로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호인은 "문제가 된 위증은 부임 한 달 만에 이뤄진 국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수사가 확대되지 않았다면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