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모두발언 통해 공론화위 권고 이행 강조
“비정규직 순직 인정… 공직사회 차별 해소 단초”
“성화 봉송 계기로 평창올림픽 붐 조성” 당부도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건설 재개 권고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속조치 과정에서 공론화위의 권고를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가야 할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 확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공론화의 뜻이 승자와 패자,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통합과 상생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정부의 후속조치 과정에서 늘 유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론화위의 신고리 5ㆍ6호기 원전 건설 재개 권고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나, 육성을 통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공론화 과정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키고, 사회적 갈등 현안 해결에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국가적 갈등 과제를 소수의 전문가들이 결정하고 추진하기 보다는 시민들이 공론의 장에 직접 참여하고, 여기서 도출된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국무회의와 관련해 “이러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가 현안을 결정하는 역사적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는 공론조사 표준 매뉴얼을 개발하는 등 향후 통합과 상생의 관점에서 사회갈등 해결 모델 정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백서 발간과 영상 다큐멘터리 제작, 검증위원회 보고서 발간 등 공론화의 전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해 관리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인사혁신처가 상정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순직 인정과 관련한 안건을 언급하고 “세월호 당시 학생들을 구조하다가 돌아가신 고(故) 김초원, 이지혜 두 분 선생님의 희생에 대해서는 순직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관련 제도의 미비 때문에 비정규직 신분이라는 이유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무 중에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순직 인정에 있어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공무원이 아니면서 공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분들에 대해 국가가 순직을 인정하고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할 수 있는 길을 넓히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공직 사회에 남아 있는 차별 해소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지난 9월 IOC, IPC 총회는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준비 상황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국민적 관심과 티켓 판매는 30% 수준으로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올림픽 성화 채화를 위해 그리스를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를 언급하면서 “성황 봉송을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붐 조성을 위한 확실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위 권고내용 및 정부 방침 ▦신고리 5ㆍ6호기 공론화 후속조치 및 에너지 전환 로드맵 등 2건의 즉석안건을 포함해 법률공포안 76건, 법률안 5건, 대통령령안 14건, 일반안건 2건 등을 심의ㆍ의결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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