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요청 받고 1대1로 연결해줘
盧 전 대통령 수사 개입 정황도 확인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공기업 및 민간기업을 거의 1대 1로 연결시켜 주는 공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실 시민사회비서관 요청을 받고 공기업을 통한 보수단체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국정원은 이어 2010년 보수단체를 지원하는 매칭 대상을 공기업에서 전경련과 대기업으로 확대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개혁위는 “‘18개 보수 단체와 17개 기업 간 매칭 성사로 32억여원 규모의 지원이 추진 중’이라는 내용이 지휘부에 연중 수시로 보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수단체 지원에 동원된 기업은 전경련과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한화, 롯데, 한진, 두산, 현대중공업, GS,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산업은행 등이었다. 국정원은 2011년 지원 대상에 인터넷 매체까지 포함시켰다.
국정원은 2012년에도 50억원여원 규모의 매칭을 3월 이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총ㆍ대선 일정이 본격화하면서 돌연 사업을 종료했다.
개혁위는 국정원이 기업들을 압박, 특정 단체를 지원하고 관제 데모 등을 통해 정치적 입장이 다른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 점이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와 직권남용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원세훈 전 원장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을 권고했다.
개혁위는 이와 함께 이른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과 관련, 국정원 직원 송모씨의 단독 행위가 아닐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 검찰에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원 전 원장의 측근이던 한 간부가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 “고가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시고, 수사는 불구속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비슷한 시기에 국정원 직원이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기사에 대한 비보도를 요청하며 금품을 건넨 정황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보도국장은 현 고대영 사장이지만, KBS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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