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공모에
‘빛과 함께 걷다’ 당선작 선정
지하에 철도ㆍ버스 환승장 설계
공원에 560m 라이트 빔 설치해
태양광 공급으로 ‘지상 같은 지하’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에 서울광장 2.3배 규모의 공원이 생긴다. 지하에는 철도 승강장과 버스 정류장이 위치한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참여한 정림건축 설계 컨소시엄의 ‘빛과 함께 걷다(LIGHTWALK)’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국제현상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강남구 영동대로 하부에 지하 6층, 연면적 16만㎡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짓기로 하고 올 6월부터 국제현상 설계공모를 진행해왔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국내 지하공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하에는 KTX, GTX 등 5개의 철도 역사, 버스 환승 정류장을 비롯해 도서관, 쇼핑몰과 같은 공공ㆍ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이번 설계안에 따르면 영동대로 일부(480m)는 지하화하고 차량이 사라진 도로는 3만㎡ 규모의 공원으로 만든다. 공원 가장자리에는 상록수 위주의 키 큰 나무를 심어 차량 소음을 차단하기로 했다. 공원 중앙은 콘서트, 불꽃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수 있도록 비워두기로 했다.
당선작의 가장 큰 특징은 지상에 조성될 공원을 가로지르는 560m 길이의 ‘라이트빔(Light beam)’이다. 라이트빔은 태양광을 흡수하고 집적해 반사시키는 일종의 태양광 공급 시설. 이를 통해 자연광이 지하 4층 깊이까지 스며들 수 있도록 해 ‘지상 같은 지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라이트빔 외에도 지상 곳곳에 심은 ‘태양광 파이프’로 햇빛을 지하까지 전달한다. 지하로 빛을 내려 보내던 라이트빔은 해가 지는 밤이 되면 반대로 빛을 내뿜으면서 화려한 야경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2019년 1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당선작 컨소시엄에 참여한 도미니크 페로는 이화여대 지하 캠퍼스센터인 ECC를 설계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다. 프랑스국립도서관, 유럽연합(EU) 대법원 청사, 오스트리아 빈 DC타워 등 여러 유명 건축물을 설계했다.
김기호 심사위원장(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이번 심사에선 영동대로 상부에 마련되는 광장의 성격과 미래 이용 가능성, 주변 도시와의 관계, 교통 수단 간 상호 연계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선작이 바쁜 활동으로 가득 찬 강남 도심에 하늘이 열린 조용한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평안함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수용 시 지역발전본부장은 “복합개발이 완료되면 영동대로와 삼성역 일대는 새로운 대중교통의 중심이자 시민들이 모이고 즐겨 찾는 편안한 시민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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