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컵 챔피언 저스틴 토마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나흘간 3만5,000여 명의 갤러리를 동원한 CJ컵이 ‘흥행 성공’이라는 평가로 마무리됐지만 품격이 실종된 갤러리들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씁쓸한 목소리도 들렸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나인브릿지(파 72)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는 저스틴 토머스(24ㆍ미국)가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지만 대회 동안 그의 심기는 불편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녔던 토머스는 국내 갤러리들의 부적절한 관람 태도로 두 차례나 인상을 찌푸렸다.
토머스는 19일 1라운드 첫 홀 티샷 당시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몇 차례나 어드레스 동작을 멈췄다. 결국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리지 못했고 보기를 범했다. 토머스와 그의 캐디는 플레이에 앞서 갤러리들에게 "노 카메라, 노 플래시"를 외쳤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급기야 20일에는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 11번 홀에서는 토머스가 티샷한 공을 갤러리가 건드리는 바람에 다시 드롭해서 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는 우승 후 “팬들이 많이 응원을 해주셔서 힘이 났다”고 말했지만 국내 갤러리들의 부적절한 관전 예절은 골프 팬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22일 막 내린 CJ컵/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인천 영종도에서 화려하게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017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역시 6만1,996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던 골프 관계자는 “박성현(24)이 퍼팅할 때 ‘더, 더, 더’라고 크게 외치는 분들부터 응원하는 선수가 지나갈 때 무리하게 사인을 요구하는 등 적절치 못한 팬들이 있다”며 일부 갤러리들의 관전 태도를 꼬집었다. 골프가 대중화 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갤러리들의 응원 문화는 한층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따르는 배경이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우리나라 갤러리 문화는 5년, 10년 전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다. 지금은 갤러리 선진 대열에 합류하는 초입단계다 보니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면서 “과거 외국 선수들이 한국을 올 때 적어도 골프에서는 ‘야만국 수준’으로 생각했고 매년 갤러리들 때문에 경기 진행이 안 될 정도였다. 아직까지도 일부 갤러리들이 카메라 셔터 등 무리하게 기념을 남기려는 행태가 아쉽다”고 언급했다. 수원 영통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전 프로는 “골프는 선수 사이는 물론 관중 상호간에도 매너가 바탕이 돼야 한다. 관전하는데도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갤러리란 단어도 화랑에서 미술품을 조용히 관람하는 데서 유래된 점을 한 번 새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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