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누수율 41.7%로 전국 최고
연간 삼다수 생산량의 70배 달해
“지방채 발행해서라도 해결” 주문
제주지역 상수도 누수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매년 600억원 상당의 물이 땅 속으로 새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강연호(서귀포시 표선면)의원은 23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를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주지역 상수도 누수율이 전국적으로 제일 높다”며 “서울시 2.4%와 비교할 때 제주는 17배 이상 많은 41.7%”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제주지역 수돗물 생산단가가 1톤당 926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600억원 가까이가 땅속으로 스며든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누수율은 전체 수돗물 생산량 중에서 요금으로 징수되는 수량(유수수량)을 제외하고 땅 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 비율을 뜻한다. 2015년 환경부 상수도 통계자료를 보면 제주의 유수율은 44.5%, 누수율은 41.7%다. 전국 평균 유수율 84.3%, 평균 누수율 10.9%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 의원은 또 “도가 2025년까지 유수율을 83%로 끌어올린다고 하는데 전국 평균보다 10년 뒤쳐지게 된다”며 “유수율 향상을 위해 3,9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더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그동안 (상수도 유수율 제고사업을 위한) 국비 확보를 못했었지만 내년에는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국비 90억원을 확보하고, 여기에 지방비 90억원을 포함해 총 180억원을 투입하는 등 유수율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고정식(제주시 일도2동 갑)의원도 “1년에 지하수 생산량 중에서 6,300만톤이 땅속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를 삼다수로 계산하면 금액이 어마어마하다”며 “삼다수가 1년 90만톤을 생산해 매출액이 2,200억원인데, 삼다수 생산량의 70배가 그대로 버려지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또 “국비 90억원을 반영해 내년에 180억원을 유수율 제고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몇십년이 걸린다”며 “유수율 제고를 위해 41억원을 제주시 용담지역에 시범적으로 투자했더니 1년에 24억원 이상 절감 효과를 봤다. 하루 빨리 투자하는 게 남는 장사다.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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