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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사람이야기] 우리 개는 작아서 안 물어요… 천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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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사람이야기] 우리 개는 작아서 안 물어요… 천만의 말씀

입력
2017.10.21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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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종 천암연암대 교수가 경기 화성 봉담읍 이삭애견훈련소에서 반려견 '조로'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이웅종 천암연암대 교수가 경기 화성 봉담읍 이삭애견훈련소에서 반려견 '조로'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한 번 무는 개는 또 문제행동

소형견도 예외 없어 주의해야

성격 형성되는 생후 3~6개월에

칭찬과 야단 8:2 비율로 교육을

개 입양 전 주인도 사전교육해야

“우리 개는 괜찮다” 생각은 금물

최근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된 반려견인 도사견, 핏불테리어, 아메리칸스태퍼드셔테리어 등에 대해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이를 키우는 반려인들의 의무 또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는 단순히 제도적 관리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견종의 특징과 함께 보호자들이 어떻게 키웠느냐에 따라 개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SBS ‘TV동물농장’과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해 ‘상근이 아빠’로 유명한 원조 ‘개통령’(개와 대통령의 합성어) 이웅종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를 만나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를 방지하고 올바른 반려문화를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봤다. 26년째 동물행동교정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천안연암대학교에서 동물보호계열 전임 교수로 강단에 서며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서 이삭애견훈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개들은 경험을 기반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한번 물면 다음에 또 물 수 있다”며 “사람을 무는 개들은 반려인들이 너무 오냐오냐하며 제대로 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가 이삭애견훈련소에서 훈련사와 함께 반려견 산책 시범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개가 반려인 옆에서 산책을 하면 산책 도중 짖고 달려가는 문제를 자동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이삭애견훈련소에서 훈련사와 함께 반려견 산책 시범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개가 반려인 옆에서 산책을 하면 산책 도중 짖고 달려가는 문제를 자동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실내에서 키우던 진돗개가 낮은 실내 울타리를 넘어 아이를 물어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문제가 된 진돗개는 울타리가 낮았고 개가 드나드는 울타리 출입문에 잠금장치도 없어서 개가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덜 들어 경계심이 컸을 것”이라며 “사회화 교육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억제된 본능이 갑자기 발현돼 약한 존재를 공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사고를 막으려면 개가 머무는 실내 울타리를 높이고 울타리 출입문에 잠금장치를 부착해 개 역시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가 사람과 공존 관계를 잘 파악하면 맹견이나 대형견이라도 아이들과 잘 지낸다. 이 교수는 “사람을 무는 소형견도 많은데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며 “개의 종류에 관계없이 생후 3~6개월 때 사회화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회화 교육을 할 때 무조건 야단만 치는 것은 좋지 않다. 이 교수는 “칭찬과 야단의 비율을 8대 2 정도로 하라”고 조언했다. 더러 그가 방송에서 야단치는 모습에 대해 너무 강압적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방송에서 행동 교정이 필요한 개들은 이미 다자란 성견이고 문제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라며 “당장 다른 사람이나 다른 개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빠르게 교정하려면 어느 정도 강압 훈련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개와 산책을 열심히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산책 만능주의’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산책은 개의 스트레스 해소에 좋지만 산책 도중 다른 사람과 개를 보면 짖고 문제 행동을 할 경우 개에게 편한 산책이 될 수 없다”며 “개에게 자율성을 주더라도 반려인이 규칙을 정해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웅종 교수의 반려견인 벨지안 셰퍼드 도그 마리노이즈 종 조로.
이웅종 교수의 반려견인 벨지안 셰퍼드 도그 마리노이즈 종 조로.

반려견과 반려인 교육은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개를 키우는 사람뿐 아니라 예비 반려인도 반려견을 안전하게 기르려면 필요한 사전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개를 기르려면 남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우리 개가 괜찮다는 생각은 반려인에게만 해당될 뿐 다른 사람과 다른 개에게 괜찮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최근 코리아 스탠더드 도그(KSD)라는 반려견 문화교육원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모든 반려견을 모범견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반려인과 예비 반려인, 반려견으로 나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반려견뿐 아니라 유기견 KSD인증제를 만들어 구조한 유기견들에게 사회화 훈련을 시킨 뒤 입양을 보낼 예정이다. 여기 필요한 유기견교육센터도 짓고 있다. 그는 “반려견을 입양하려면 책임감을 먼저 가져야 한다”며 “유기견 파양을 줄일 수 있도록 반려견과 함께 반려인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반려인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양을 하면 다시 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연암대에서 학생들과 유기견을 교육시킨 후 입양을 보냈는데 입양가족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이웅종 교수가 반려견 조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웅종 교수가 반려견 조로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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