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유일 버스회사 세종교통 벽지노선 59개 반납 통보
시, “운행 중단 없을 것, 세종교통과 단계적 인수ㆍ운영 뜻 모았다”
세종교통 “납득할 만한 인수ㆍ인계 없다면 중단할 수도…”
세종시 유일 버스운수회사인 세종교통㈜이 적자노선 반납을 선언하면서 지역사회가 ‘버스대란 우려’에 휩싸였다. 세종교통 측은 시가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노선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시에 따르면 세종교통은 지난달 29일 현재 운영 중인 총 72개 노선 가운데 벽지를 운행하는 59개 노선을 반납하고 27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시에 통보했다. 세종교통이 적자 노선 운행을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는 세종교통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990번(오송역~반석역) 간선급행버스(BRT)노선을 교통공사로 가져가겠다고 밝히면서 벌어진 법적 공방이 도화선이 됐다. 세종교통 측은 여기에 시가 보조금을 고의로 늑장 지급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하면서 회사 운영이 어려워졌다며 벽지 노선 반납을 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시는 세종교통 측에 오는 26일까지 노선 폐지 방안과 절차에 대해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세종교통 측과 큰 틀에서 반납 통보를 한 벽지 노선을 단계적으로 인수ㆍ운영하고, 읍ㆍ면 지역 노선의 전면 중단은 막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도 했다. 시는 1단계로 조치원 지역 111, 112, 140, 141번 등 4개 노선을 인수받고 교통공사 차량과 운전원을 보강해 내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노선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입장과 달리 세종교통 측은 여전히 버스 운행 중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세종교통 관계자는 “시가 교통공사를 설립하고, 재정보조금을 늦게 지급해 경영난이 악화됐다”며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선 적자 폭이 큰 노선을 반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는 시간을 달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 내용을 내놓거나 협의하자고 하지 않았다”며 “26일까지 납득할 만한 인수인계 방안 등이 나오지 않는다면 회사 입장에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와 세종교통 측이 59개 벽지 노선 인수ㆍ인계, 그에 따른 운행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벽지 주민들의 발이 꽁꽁 묶일 수도 있다.
시는 최악의 경우 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교통공사의 예비차량 9대와 아침 출근 시간대 운영하는 꼬꼬버스 10대는 물론, 전세버스까지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일 노선 인수인계를 위해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최대한 세종교통과 협조해 버스운행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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