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개최 PGA투어 CJ컵
첫 날 3500여명 갤러리 운집
골퍼 지망생들 대거 눈에 띄어
가까이서 보려 자원봉사 자처
저스틴 토마스 거침없는 장타
9언더파 신들린 경기력
“이렇게 맑고 경쾌한 타구음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19일 CJ컵 1라운드가 펼쳐진 제주 클럽나인브릿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3,500여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이들은 저스틴 토마스(24ㆍ미국), 제이슨 데이(30ㆍ호주), 펫 페레즈(41ㆍ미국)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샷을 눈 앞에서 지켜보며 황홀한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휴가를 내고 경기장을 찾은 골프 애호가 최한울씨는 “여기가 정말 한국이 맞냐”고 반문했다. 이날 제주의 기온은 섭씨 20도, 당초 우려했던 바람은 3m/s 정도로 잔잔했다.
특히 이 날은 앳된 얼굴을 하고 선수들의 샷 하나 하나를 눈에 담으려는 프로골퍼 지망생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으로, 정회원 자격 시험을 준비중인 김영우씨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대회 자원봉사를 자처했다. 그는 “선수들의 샷을 눈앞에서 보니 느끼는 점도 많고, 골퍼로서의 꿈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PGA투어급 수준 높은 대회 유치는 프로 지망생 뿐 아니라 대회 운영자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학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골프대학 소속 골프코스매니지먼트과, 경기지도과, 골프경영과 학생 74명은 대회 공식 일정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현장실습 활동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코스 관리를 비롯해 대회운영 전반에 참여하고 직접 마샬(경기진행요원)활동도 한다. PGA가 지난 3개월 동안 코스 관리 전문가를 한국에 파견할 정도로 깐깐한 기준 속에서 치러진 대회인 만큼 수준 높은 경기 운영과 대회장 관리 노하우를 배울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학생들은 “골프 대회가 진행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제 현장에서 익히니까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우는 것 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골퍼 지망생들의 학습 열기에 선수들은 화끈한 샷으로 화답했다. 거침 없는 장타로 무장한 토마스는 1라운드에서 이글2개, 버디7개, 보기2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쳤다. 그는 15번홀(파4)에서는 벙커에서 곧장 홀로 집어넣는 버디를 선보였고, 16번홀(파4)에서는 그린 아래쪽에서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는 등 신들린 경기력을 뽐내며 이름값을 했다.
토마스와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배상문(31ㆍ캘러웨이)은 버디4개와 보기3개를 섞어 1언더파를 쳤다. 마지막 9번홀(파5)에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났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버디를 잡아내는 모습은 군 입대 이전 기량을 연상케 했다. 지난주 CIMB클래식에서 통산 3승을 달성한 페레즈는 전반에만 5타를 줄이는 등 3언더파를 쳐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귀포=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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