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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넘어 가전으로… 빅스비 ‘사물지능’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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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넘어 가전으로… 빅스비 ‘사물지능’ 꿈꾼다

입력
2017.10.19 17:3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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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서 ‘개발자 콘퍼런스’

작년 인수한 AI기업 비브 기술로

이르면 연말 ‘빅스비 2.0’ 선보여

내년 스마트TVㆍ세탁기 등에 탑재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에 적용해

사람 말귀 알아들을 수 있게 개발

삼성전자 스마트폰 속에만 머물렀던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가 삼성전자 TV 등 다른 제품으로 무대를 넓힌다. 빅스비를 일상생활 속 다양한 사물과 결합해 언제 어떤 사물로든 인공지능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이른바 ‘사물지능’(Intelligence of Things)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궁극적 목표다.

삼성전자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17’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매년 하반기 개최하는 SDC는 전 세계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새로 출시할 제품과 관련 기술을 먼저 공개하는 자리다.

이르면 연말 나올 ‘빅스비 2.0’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AI 스타트업 ‘비브’의 기술이 본격 결합된다. 비브의 AI 플랫폼은 외부 업체들이 자유롭게 자사 서비스를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는 개방형이고, 사람에게 하듯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도 알아듣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빅스비는 한 번에 하나씩 또박또박 주문해야 알아듣는 수준이지만, 빅스비 2.0으로는 가령 “오늘 저녁에 비 올 것 같은데 저녁 약속에 늦지 않게 갈 수 있도록 택시를 예약해 줘”라고 주문하면 날씨 확인, 일정 확인, 택시 예약까지 한꺼번에 해결해준다.

빅스비 2.0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다양한 가전제품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출시되는 스마트TV에 빅스비를 넣고, 이를 시작으로 세탁기 냉장고 등 다른 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미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000만명 이상이 빅스비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빅스비는 현재 갤럭시S8 시리즈, 갤럭시노트8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일부 제품에만 탑재돼 있다 보니 이미 타사 제품에도 들어가 있는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보다 발전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보기술(IT) 매체 매셔블은 “아마존, 구글에 뒤처져 있는 빅스비를 스마트폰 외 제품으로 확대하기로 한 건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빅스비 2.0에 기대를 나타냈다.

빅스비는 향후 삼성전자 제품을 넘어 모든 사물을 지능화하는 데 쓰이게 될 전망이다. 빅스비를 손가락만 한 기기에 넣어서, 누구나 이 기기를 붙이기만 하면 평범한 사물도 말귀를 알아듣는 제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무대에서 시연용으로 제작된 빅스비 기기를 일반 스피커에 붙여 AI 스피커로 만든 다음, 스피커에 말을 걸어 일정을 확인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장기적인 비전일 뿐 기기가 어떤 형태로 나오게 될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은 “다양한 파트너와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모든 제품을 서로 연결하고 소통케 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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