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달 5일 일본 방문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공식행사에 앞서 두 정상의 친분을 과시하는 골프회동이 2020년 도쿄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될 명문 골프장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골프를 친 뒤 이날 밤 두 정상은 비공식 만찬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아베 총리 방미 때 재미를 본 양국 정상의 ‘골프 밀월 외교’를 재현해 세계의 이목을 끌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미일 정상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아키히토(明仁) 일왕 면담은 다음날(6일) 이뤄진다. 일본 측은 한국 체류(1박2일)보다 긴 방일 일정(2박3일)을 미일동맹 과시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스킨십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방일 첫날인 5일 사이타마(埼玉)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프로선수가 동참한 가운데 두 정상이 골프를 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18일 전했다. 동반 대상은 미국투어에서 활약중인 마츠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로 알려졌다.
1929년 개장한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은 도쿄올림픽 골프종목이 개최되는 곳으로 다수의 일본 정ㆍ재계 인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적을 받고 올해 3월에서야 금녀(禁女) 규정을 개정해 여성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였을 정도로 문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미국에서 이뤄진 정상회담 당시 아베 총리를 자신의 플로리다주 골프장으로 초대해 5시간에 걸쳐 골프회동을 한 바 있다. 일본 측은 이때 장시간 세계정세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게 두 정상간 현재의 친밀한 관계로 이어졌다고 보고 ‘골프 답례’를 준비해왔다.
6일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따른 미일동맹 강화를 강조하고 미국의 ‘핵우산’으로 일본을 지키는 ‘확대억지’ 제공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방어 등 미군과 자위대의 연계강화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경제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북돼 북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를 만나는 것은 물론 주일미군 격려 일정도 추진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트럼프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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