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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부산 사투리는 소중한 자산… ‘응답하라’ 놓친 한 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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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부산 사투리는 소중한 자산… ‘응답하라’ 놓친 한 풀었어요”

입력
2017.10.18 17:4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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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은 “KBS2 ‘란제리 소녀시대’ 출연 후 남은 건 사람”이라며 “20대 초반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아 앞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이종현은 “KBS2 ‘란제리 소녀시대’ 출연 후 남은 건 사람”이라며 “20대 초반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이 많아 앞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연기 두렵지만 열정 초심 일깨워줘

씨엔블루 새 앨범은 내년 상반기쯤

멤버들과 앞으로 10년 더 해야죠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콘서트 투어 일정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 좋은 기회를 놓친 뼈아픈 기억은 1970년대 대구의 ‘약방 총각’(KBS2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을 연기하면서 어느 정도 지워졌다. 데뷔 8년째, 어느덧 중견 그룹이 된 씨엔블루의 멤버 이종현(28)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종헌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제법 명료하게 ‘직업관’을 드러냈다. “가수 활동 중 연기까지 병행할 정도로 제가 노련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스케줄이 잡히면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한 활동에만 힘을 쏟자고 생각했죠.”

이종현은 2010년 록밴드 씨엔블루의 보조 보컬 겸 기타리스트로 데뷔했다. 2012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2012)에서 김도진(장동건)의 철부지 10대 아들로 출연해 연기력을 선보였고 KBS2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2015), 영화 ‘어쿠스틱’에도 출연했다.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약국집 잡일을 도와주는 건달 주영춘 역을 맡았다. 과묵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전형적인 부산 남자를 연기했다.

뻔한 캐릭터를 뻔하지 않게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 억양을 구사하는 데는 수월했지만, 표현력은 별개의 문제다. 주영춘을 연기할 때는 “그 시대 남자의 순수함”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좋아하는 여학생의 손을 못 잡고 쩔쩔 맸던 기억”을 살려 연기했다. 사투리는 소중한 자산으로 여긴다. “배우들 사이에선 특유의 말투를 ‘표투리’(표준어+사투리)라고 표현하거든요. 대표적으로 오달수 선배님이 표투리를 구사하시죠. 말투만으로 자신만의 캐릭터가 구축되잖아요. 저도 저만의 독특한 말투가 자리 잡으면 앞으로 연기하는 데 좋은 재료가 될 것 같아요.”

가수로 활동하며 연기에 임하는 이유와 의미에 대해 묻자 예상한 질문이라는 듯 웃었다. 20대 초반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잘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워 곰곰이 생각해봤단다. “가수 생활 6년이 됐을 때쯤 무대가 편해지더라고요. 반대로 신인 시절 느꼈던 열정이나 간절함은 식었죠. 연기를 할 때는 두렵고 무서워요. 제 초심과 순수함을 잃지 않게 해주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연기나 음악이나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연구하는 일이잖아요. 누군가와 공감하고 누군가를 위로하는, 그런 매력은 같다고 봐요.”

씨엔블루는 최근 발매한 일본 정규앨범 활동을 마친 후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 새 앨범을 발표한다. 이종현은 “앞으로 멤버들과 10년은 더 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멤버 정용화의 군 입대 시기가 임박하면서 요즘 고민이 깊다. 씨엔블루는 댄스가 아닌 록밴드를 표방해 한 명만 빠져도 활동이 어렵다. 그는 “다 같이 입대하면 어떻겠냐는 얘기가 슬쩍 나왔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입대 전까지는 더 깊이 있는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다. “영화 ‘해바라기’의 오태식(김래원)을 보면 일상에 융화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죠. 참 심오한데, 김래원 선배가 그 연기를 했을 때가 불과 26살 때더라고요. 그런 성숙한 표현력을 가질 정도로 성장해서 저만의 대표작을 남기고 싶어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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