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마 정상적인 활동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오래 기다려주신 팬분들, 멤버들에게 다시 한번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인 김희철이 새 앨범 활동을 앞두고 17일 이같이 부담감을 전하며 “도전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년 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라며 “늘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던 저로서는 지금 멤버들, 팬분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장문의 글을 올려 가수 활동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희철은 2006년 8월 팀 동료 멤버인 동해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부상이 커 왼쪽 발목부터 엉덩이뼈까지 철심 7개를 박는 다리 수술을 받았고, 후유증으로 고생해왔다.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왼쪽 다리는 여전히 불편했다. 김희철은 2009년 히트곡 ‘쏘리 쏘리’ 활동을 할 때도 무대 위에서 제대로 춤을 추지 못했다. 개인 파트에 무대 앞으로 나오긴 했지만, 군무를 소화하기엔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희철이 슈퍼주니어 복귀를 앞두고 신곡 활동을 준비하며 큰 심리적 부담을 느껴 SNS에 다소 진지하게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슈퍼주니어 소속사인 레이블SJ 관계자는 18일 “멤버들의 잇단 군 입대와 전역 후 오랜 만에 내는 새 앨범이라 김희철이 더 미안해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희철은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인생술집’에 출연해 “슈퍼주니어 컴백을 앞두고 연습을 했는데, (아파서)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며 “갑자기 혼자 앉아있는데 너무 무섭기도 해 눈물이 났다. 1시간을 울었다”고 고충을 털어놔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늘 밝고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의 알려지지 않은 뒷모습이다.
김희철이 SNS에 쓴 글로 일각에선 그가 이번 그룹 활동에서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그는 팀 활동은 이어간다. JTBC ‘아는 형님’ 등 예능프로그램 출연도 예정대로 한다.
레이블SJ는 “김희철이 춤을 제대로 소화하진 못하지만 정상적으로 무대에 서고 슈퍼주니어 컴백 활동에도 참여한다”고 밝혔다. 슈퍼주니어는 내달 6일 8집 ‘플레이’를 내고 가요계에 복귀를 앞두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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