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권영삼 경위
경로당·마을회관 등에 보급
보이스피싱·떴다방 등 예방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냐. 드셔봐 잡솨봐 만병통치약. 완전히 속았구나 건강기능식품.”(할매·할매 안전송 ‘속지 마라’ 중 일부)
트로트 가수로 유명한 현직 경찰관이 노래한 ‘할매·할배 안전송’이 경북 지역 농어촌 지역에 보급되고 있다. ‘할매·할배 안전송’은 경북경찰청이 보이스피싱이나 떴다방 사기 등에 취약한 농어촌 고령 어르신들을 각종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할매·할배 안전송’은 포항남부경찰서 문덕파출소에 근무하는 권영삼(49) 경위가 불렀다. 자신의 트로트곡인 ‘잡지 마라’에 4가지 서로 다른 가사를 붙여 재능기부 형태로 취입했다. 권 경위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자신의 4집 음반까지 낸 가수다. 경찰은 노래 이용을 위해 작사·작곡가인 배일호씨와도 협의를 마쳤다.
노래의 4가지 버전은 보이스피싱 예방용인 모르는 번호는 ‘받지 마라’, 교통안전 버전으로 교통안전 숙지하며 ‘조심해라’, 건강보조식품 사기 예방용인 떴다방 사기 수법에 ‘속지마라’,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참지 말고 112에 ‘신고해라’ 등 이다. 흥겹고 반복적인 멜로디로 누구나 쉽게 기억하고 흥얼거릴 수 있다. 강요 대신 노래라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넛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평가다.
경찰은 이번에 제작한 노래를 카세트테이프나 CD, USB 등에 담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에 보급 중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전통시장이나 노인대학 등을 찾아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안전을 홍보하고 있다. 마을회관이나 공용 스피커에서 할매·할배 안전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들판에 나간 어르신들의 작업능률도 높이고, 범죄발생빈도도 낮춘다는 계획이다.
모 케이블TV ‘시골경찰’ 프로그램과 협업도 진행 중이다. 현직 경찰관과 신현준, 최민용 등의 연예인들이 노래 CD를 시골마을에 배포하고, 안전을 당부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방영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 노래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도 제작,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노래교실 등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