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된 이영학(35ㆍ구속) 딸에 대해 경찰이 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울경찰청은 16일 청장 간담회에서 이영학 살인 사건을 수사한 중랑경찰서가 딸 이모(14)양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방향으로 검찰과 협의 중이며 기각 사유를 검토해 영장신청서를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양은 이영학 지시에 따라 친구 김모(14)양을 유인하고 수면제 탄 음료수를 건네서 마시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양은 이외에도 신경안정제 두 알을 더 먹이고, 김양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함께 옮기기도 했다. 특히 이양은 실종 당시 딸 행적을 묻는 김양 부모에게 자신의 집에 김양이 있었음에도 “낮 2시30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헤어졌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경찰은 이런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양이 이영학의 범행 상당 부분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앞서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이양이 소년법 적용 대상인 점 ▦이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점이 경찰로서는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에 경찰은 영장을 다시 신청하면서 ‘이양이 이영학에게 종속 성향이 강해 증언 훼손(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양은 현재 이영학 형 집에 머물고 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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