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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20주년 송승환 "탄탄대로만 걸어 반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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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20주년 송승환 "탄탄대로만 걸어 반성도"

입력
2017.10.16 16:0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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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감독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난타’ 충정로전용관에서 열린 20주년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감독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난타’ 충정로전용관에서 열린 20주년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인이 되면 성장통을 겪는다고 하는데 ‘난타’도 그 시기인 것 같아요. 가장 어려울 때 20주년을 맞았네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고,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개척의 역사를 써 온 비언어극 ‘난타’가 성인이 됐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내에서 공연 중인 ‘난타’는 서울 충정로전용관 폐관을 결정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타’를 탄생시킨 송승환(60)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너무 탄탄대로를 걸어 왔다는 생각에 반성도 한다”고 말했다.

20년간 ‘난타’가 걸어 온 방향은 하나였다.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지향했다. 송 예술감독은 “‘축구시합의 90분 같은 연극을 쓰고 싶다’는 독일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말이 와 닿았다. 관객들이 가만히 앉아서 보는 연극이 아니라 축구시합처럼 소리도 지르고, 함께 뛰는 공연을 만들겠다는 시도가 ‘난타’의 탄생이었다”고 했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두고 비언어극(넌버벌 퍼포먼스)으로 탄생한 ‘난타’는 관객들과 함께 땀 흘리며 커 왔다. 대사 없이 조리기구를 활용한 리듬감 넘치는 공연만으로 국내외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기준 총 4만6,000여회 공연을 해 1,282만 관객을 모았다. 공연 원년 멤버 류승룡과 김원해는 ‘난타’를 발판 삼아 충무로 스타로 도약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1997년 호암아트홀에서 초연 후 해외 진출 방법을 모색하던 초창기라 할 정도로 ‘난타’는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초연 이듬해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진출한 이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뜻하지 않은 시련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계기가 됐다. 송 예술감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태국과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하와이를 새롭게 개척할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 태국 방콕의 난타전용관은 중국인·베트남인 등 관광객의 비중이 40%에 달한다.

송 예술감독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고 있는 만큼 ‘난타’의 본격적인 재도약 시기를 올림픽이 끝난 후로 잡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난타와 더불어 새로운 넌버벌 퍼포먼스도 구상 중이다. “올림픽에서도 그렇지만 이제는 무대에서 영상을 많이 사용하죠. 한국은 영상을 잘 만들고 잘 쓰는 나라예요. 영상과 공연을 매치해서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년간 성장시켜 온 난타지만, 작은 아쉬움은 있다. “호암아트홀 초연 때는 무대 위에서 라이브밴드와 함께 공연을 했어요. 그런데 전용관이 생기고 공연이 늘면서 오히려 MR(반주음악)로 대체하게 됐죠. 아쉬운 점은 그거뿐이에요. 난타가 다시 자리 잡으면 전용관 한 곳은 라이브 연주를 다시 시도해 보려고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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