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업 큰 비중 차지
8ㆍ2대책 본격 시행됐지만
주택관련 대출은 되레 늘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
8ㆍ2 부동산 대책이 본격 시행된 지난달에도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은 8월보다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부동산업 대출을 중심으로 26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16일 한국은행의 ‘9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282조2,000억원)은 한달 전보다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5년 7월(3조7,000억원 증가)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 1~3월 1조원대 증가세를 보이다 5월(2조원 증가) 이후 계속 오름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1~9월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20조9,000억원)은 벌써 작년 한해 증가액(21조9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8ㆍ2 대책 이후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기업대출에 속해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 자영업자 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9월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도 전달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561조원)은 한 달 전보다 3조3,000억원 늘어나며 8월 증가폭(3조1,000억원)을 웃돌았다. “8ㆍ2 대책이 8월 23일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됐지만, 이미 승인된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면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됐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의 ‘9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6조2,000억원)는 한 달 전(8월ㆍ8조7,000억원)이나 1년 전(작년 9월ㆍ10조2,000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지난 8월 크게(3조4,000억원) 늘었던 신용대출 등 은행 기타대출이 추석상여금 효과 등으로 지난달엔 1조7,000억원 증가에 그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1조3,000억원)도 지난 8월(2조2,000억원)이나 작년 9월(4조3,000억원)보다 대폭 감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 들어 9월까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64조6,000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의 76% 수준”이라며 “8ㆍ2 대책 효과가 본격화하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더욱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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