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릴린 먼로’라 불리며 1960년 은막을 누볐던 원로배우 김보애씨가 지난 14일 밤 별세했다. 향년 80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뇌종양 진단을 받고 1년여간 투병해 왔다.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대학시절부터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권영순 감독에게 발탁돼 1958년 영화‘옥단춘’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고려장’(1963) ‘부부전쟁’(1964) ‘종잣돈’(1967) 등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1960년대 ‘은막의 여왕’으로 자리 잡았다. 고인은 서구적인 이목구비로‘한국의 메릴린 먼로’라 불리며 화장품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특히 고인은 ‘옥단춘’에 출연하면서 만난 당대 스타 김진규와 1959년 결혼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1980년대 충무로 간판배우였던 고 김진아(1963~2014)의 엄마로도 유명하다. 남편과는‘부부전쟁’ 등에, 딸과는 ‘수렁에서 건진 내 딸’(1984)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무용가 김보옥이 동생이고, 김 무용가의 남편인 배우 이덕화가 제부다.
고인은 작가로도 활동했다. ‘슬프지 않은 학이 되어’ ‘일어버린 요일’ ‘귀뚜라미 산조’ 등 4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남편의 연기생활과 당시 영화계 상황을 담은 에세이‘내 운명의 별 김진규’, 고급 한정식집을 운영하며 권력에 깊숙이 개입했던 시절을 그린 자전소설 ‘죽어도 못잊어’를 펴냈다. 영화인으로서의 활동도 쉬지 않았다. 2000년 영화기획사 NS21을 설립해 남북영화 교류를 추진했고, 2003년 월간‘민족21’의 회장 겸 공동발행인을 역임하는 등 문화예술을 통한 남북교류 사업에 앞장섰다.
고인은 1남 3녀를 뒀고, 막내아들 김진근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3호이며, 발인은 18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신세계공원묘원. 02)2258-5940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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