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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 보조금 공유 앱이 페북 선정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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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 보조금 공유 앱이 페북 선정 스타트업

입력
2017.10.16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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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최저가 정보 제공 포장

실제론 신도림ㆍ테크노마트 매장

불법 지원금 정보 공유 서비스

페북 ‘Fb스타트’ 기업 선정으로

1년간 기술 지원ㆍ광고 노출 기회도

구체적 서비스 내용 검토 없이

이용률 위주 허술한 선정 도마에

휴대폰 불법 지원금 공유 앱 신도림원정대가 지난 7일 자사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는 글을 게시했다. 신도림원정대 페이스북 캡처
휴대폰 불법 지원금 공유 앱 신도림원정대가 지난 7일 자사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는 글을 게시했다. 신도림원정대 페이스북 캡처

“운 좋게 페이스북에서 지원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에 선정돼 4만 달러 상당의 지원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지난 7일 한 스타트업이 자사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이런 글을 올렸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는 흐뭇한 소식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불법을 부추기는 격이다. “혁신을 주도하는 개발자에 대한 투자”라며 페이스북이 지원한 이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앱) ‘신도림원정대’는 오프라인에서 뿌려지는 휴대폰 불법 지원금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15일 페이스북은 최근 신도림원정대 앱을 페이스북의 공식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Fb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Fb스타트. Fb스타트 홈페이지 캡처
페이스북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Fb스타트. Fb스타트 홈페이지 캡처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2014년 페이스북이 만든 Fb스타트는 심사를 거쳐 선정된 앱 개발자들에게 앱 고도화에 필요한 도구와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번 선정되면 1년 동안 페이스북 소속 전문가들로부터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아마존, 드롭박스 등 페이스북 협력사의 상품을 할인 가격에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페이스북 내 서비스 노출 기회까지 주어진다. 선정 기업은 마케팅과 개발 전반에 걸쳐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신도림원정대는 구글 앱장터에서 다운로드 건수 10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휴대폰 최저가를 알려주는 정보 앱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제공하는 정보는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한 서울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 매장들이 지급하는 불법 지원금을 알려주는 게 대부분이다. 공시 지원금을 초과하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건 명백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 행위이며, 신도림원정대가 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이날 신도림원정대 앱에 접속한 결과 신도림테크노마트 9층 일부 매장에서 갤럭시노트8와 V30가 각각 43만원, 22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현재 갤럭시노트8와 V30의 합법적 최저 판매가(SK텔레콤 기준)는 각각 82만2,000원, 69만8,600원이다. 이 앱은 불법 지원금을 신고하는 일명 ‘폰파라치’를 피하기 위해 층수 외의 정확한 매장 번호는 숨기는 치밀함도 갖추고 있다.

페이스북 측은 신도림원정대를 선정하게 된 구체적인 과정과 기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혁신을 주도하는 서비스’라는 명분 아래 구체적 서비스는 검토하지 않은 채, ‘이용률이 활발한 모바일 앱을 30일 이상 운영한 경우’ 등 선정 조건을 허술하게 적용하고 있다. Fb스타트 홈페이지의 신청 절차에도 ‘간단한 신청서에 앱 정보를 기재하면 된다’는 안내만 기재돼 있다. 신청을 연중 수시로 받고 있는데 합격 여부는 신청 후 14일 이내에 빠르게 결정된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기와 달리 앱은 앱장터에 등록만 하면 글로벌 출시를 한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앱 서비스 내용에 대한 꼼꼼한 점검 없이, 이용률만으로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법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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