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기여도 첫 공개…
최근 2년 새 1.5배나 높아져
겨울철 예보 정확도도 떨어져
연중 가장 극심한 겨울철 미세먼지에 중국 등 국외요인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기여도는 해마다 가파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15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 받은 ‘최근 3년(2014~2016년) 수도권 미세먼지(PM10) 농도 국내외 기여도’에 따르면, 연중 미세먼지가 가장 극성을 부리는 시기인 1, 2월 국외영향 비율이 국내영향에 비해 2배 가까이 컸다. 거의 매일 잿빛 하늘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지난해 1월 국내영향이 34.4%에 그친 반면 국외영향은 약 2배인 65.6%에 달했다. 2월에는 국내영향(33.4%)과 국외영향(66.6%)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3월(63.7%)까지 60%가 훌쩍 넘는 국외영향은 본격적인 봄 날씨가 시작되는 4월부터 점차 줄어들었다. 월별(1~12월) 국내외 기여도가 구체적인 비율로 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겨울철 중국 난방이 본격적으로 많아지는 탓으로 분석되는데, 더 큰 문제는 중국을 비롯한 국외영향이 국내 미세먼지에 끼치는 기여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1월 절반(54.7%) 정도에 그쳤던 국외영향은 2015년(60.2%) 2016년(65.6%)로 높아졌고, 2월에는 2014년(42.6%) 2015년(60.4%) 2016년(66.6%) 등 상승폭이 더 커졌다.
이는 지난 7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공동 조사에서 국외영향이 48%, 특히 중국영향은 34%에 그친다고 발표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조사기간이 5, 6월로 중국 영향력이 과소 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월별 기여도를 보면 여름철에는 국외영향이 7월 29.2%, 8월 18.8%, 9월 26.2% 등 30%에도 못 미쳤고, 봄 가을에도 대부분 40, 50%대에 머물렀다. 연 평균으로 본다면 미세먼지의 국외영향이 절반에 못 미치지만, 실제 미세먼지 피해가 가장 극심한 겨울철에는 중국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미세먼지 대책을 종전 한중 장관급 회의에서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키겠다는 선언 외에는 중국의 영향을 어떻게,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럴수록 시민들은 정확한 예보에 기반해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지만 국내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 수준도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환경부ㆍ국립환경과학원 예보 모델링 관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세먼지 전체 예보 적중률은 86% 수준을 기록한 반면, ‘나쁨’ 이상의 고농도 미세먼지일 경우에는 그 적중률이 67%로 뚝 떨어졌다. ‘나쁨’ 수준의 날이 지속되는 겨울철일수록 예보 정확도가 크게 낮아진다는 얘기다.
송옥주 의원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로 온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정부가 각각의 배출원과 이에 따른 대책은 물론 예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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