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바오 등 온라인 쇼핑몰에
고가의 운석 판매 글 급증
시정부 “아직 못찾아… 주의해야”
“아직 운석 파편을 찾지 못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중국 윈난(雲南)성 샹그리라(香格里拉)시정부가 지난 12일 공고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국경절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 4일 중추제(中秋節ㆍ추석) 밤하늘을 밝힌 유성의 파편이라며 온라인에서 고가의 가짜 운석을 파는 사례가 늘어나자 부랴부랴 경계령을 발동한 것이다.
실제 타오바오(淘寶)를 비롯한 중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과 웨이보(微博)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최근 샹그리라 서북쪽 40㎞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운석을 판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검은색 돌 사진이 첨부된 판매글에는 ‘수량이 많지 않으니 서두르라’는 호객성 문구가 적혀 있기도 하다. 판매가는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같은 대도시 직장인들의 평균 월급 4,000위안(약 69만원)을 훌쩍 넘는 1만위안(약 172만원) 안팎에서 최대 3만위안(약 516만원)에 이른다.
우주의 물질이 지구의 중력에 끌려와 대기 중에서 불타는 것이 유성이고, 유성이 타고 남은 물질이 운석이다. 운석을 비싼 가격에 팔겠다고 내놓는 이들이 있다는 건 그만큼 희소성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공기나 물에 의한 변형이 없는 운석은 우주에서 만들어진 초기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과학자들은 운석 연구를 통해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알아내려고 한다. 샹그리라시정부가 유성 관측 직후부터 낙하 추정지점과 가까운 우징(五境)향과 니시(尼西)향정부 인력들을 대거 동원해 운석 찾기에 나선 건 이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겐 운석은 소위 말하는 돈이 되는 물건이다. 대기권을 통과할 때의 온도인 2,000도를 견디면서 철 성분을 많이 함유한 운석일수록 비싸게 거래된다. 중국 암시장에서 철 성분이 함유된 운석의 거래 가격은 같은 중량의 금에 비해 10~100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고가에 판매되다 보니 조금만 발품을 팔면 팔자를 고칠 수 있다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가짜 운석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공개적으로 올라오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샹그리라시정부가 뒤늦게 가짜 운석 경계령을 내린 건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 과학원 윈난천문대 측은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엄청난 마찰력으로 인해 유성이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판매되는 운석이 진짜라면 이번 샹그리라 충돌 운석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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