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올라앉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가장 많은 성과급을 준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작년 한 해 임직원에 지급한 성과급 총액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급여ㆍ성과급 등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정규직 직원들에게 1인당 평균 8,985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국토부 산하 23개 기관 중 1위였다. 이어 항공안전기술원(7,952만원), 인천국제공항공사(7,878만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7,781만원), LH(7,638만원) 순으로 직원 평균 급여가 많았다.
반면 같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더라도 평균 급여가 절반 이하인 경우도 있었다. ㈜워터웨이플러스(3,360만원), 코레일관광개발(3,349만원), 주택관리공단(3,443만원), 코레일로지스(3,768만원) 등은 지난해 직원 평균 급여가 3,000만원대에 머물러 상위 기관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23곳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1,032억3,958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각각 947억9,753만원, 863억2,826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2, 3위에 올랐다.
23개 산하기관 중 임직원 1인당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은 기관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작년에 평균 3,641만원을 받았다. 이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임직원 1인당 평균 2,12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고, 한국감정원이 1인당 평균 2,072만원을 받아 각각 2, 3위에 올랐다.
기관장 중에서는 지난해 한국감정원(1억2,062만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1억1,810만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1억1,035만원), 한국수자원공사(1억777만원), 한국도로공사(1억772만원) 기관장들이 억대 성과급을 받아갔다.
이처럼 지난해 기관장과 임직원들에게 후한 성과급을 지급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중에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곳들이 포함돼 있어 방만한 경영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에 성과급 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었던 LH는 작년 말 기준 133조4,000여억원의 부채가 있다. 기관의 부채 비율은 342.14%에 달한다.
국토부 산하기관 중 기관장이 가장 많은 성과급을 받아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약 4,726억원의 부채가 있으며 기관 부채 비율이 69.46%이다. 임직원의 1인당 성과급이 가장 많았던 한국국토정보공사(LX)도 작년말 기준 2,222억원의 부채가 있으며 부채 비율은 56.10%였다. 임직원 1인당 성과급 2위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도 1조6,442억원의 빚을 안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부채 비율은 34.95%였다.
김현아 의원은 “국토부 산하기관들이 만성 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영 혁신보다 임직원들의 고임금ㆍ고성과급 챙기기에 급급하다”며 “임금 및 성과급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일부 산하기관들은 과도한 임대사업으로 수익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중소상인들의 영업이익은 계속 떨어져 폐점하는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만큼 상생경영과 투명경영으로 국민의 신뢰회복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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