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9월 881명 중 남성은 고작 18%
김정은 체제 들어 급감 뒤 지속 감소
돈벌이 중국행 비교적 수월해서인 듯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여초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입국한 탈북민 중 여성이 10명 중 8명꼴이었다. 아무래도 여성이 대부분 고정 직장에 구속된 남성보다 의심을 덜 사면서 경유지 중국에 드나들기가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에 입국ㆍ정착한 탈북민은 8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6명보다 14.9% 줄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직후 급감한 뒤 지속돼 온 감소세를 다시 회복한 것이다. 2011년 2,706명이던 입국 탈북민은 2012년 1,502명으로 규모가 크게 축소됐고 2015년에는 1,275명까지 수치가 떨어졌지만, 지난해 1,418명으로 반짝 증가한 바 있다.
탈북민 감소는 김정은 체제 하의 통제 강화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돌연 사망 뒤 정권을 물려받으면서 체제 유지를 위해 국경 지역에서 강력한 탈북 단속을 벌여왔다. 올해 잇달아 감행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제재 수위를 올리자 최근에는 이탈 가능성 원천 차단을 위해 탈북자 가족을 감시하는 공안기관 인원도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여성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해 탈북민 중 여성이 728명으로 비율이 82%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1,418명의 탈북민이 입국했는데, 이 중 여성 비율은 79%(1,119명)였다. 지난달 기준 전체 탈북민(3만1,093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71%(2만2,135명)나 된다. 2002년까지 탈북민 여성 비율은 55% 수준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경우 남자들이 돈벌이가 안 되는 직장에 의무적으로 출근하고 실질적인 수입은 여자들이 장사를 통해 거둬들이기 일쑤”라며 “여자들이 돈을 벌러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결국 한국까지 건너온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 농촌의 노총각과 결혼했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행을 택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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